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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가계빚 1928.7조원 최대...‘토허제 부메랑’에 2분기도 확대 전망

가계신용 잔액 1928.7조원...3개월 새 2.8조원↑
토허제 해제로 2분기 주담대 상승폭 확대 전망
한은 “상반기 전체로 보면 가계부채 관리 기조 부합
7월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으로 증가세 둔화될 것”


1분기 가계빚 1928.7조원 최대...‘토허제 부메랑’에 2분기도 확대 전망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올해 1·4분기 국내 가계빚이 모두 1930조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신용카드 사용액 감소에도 주택담보대출이 10조원 가까이 늘어난 결과다. 2·4분기에도 토지거래허가구역 완화의 영향으로 주담대 증가세가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오는 7월부터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거시건전성 규제 정책이 시행되는 만큼 하반기에는 가계부채가 안정될 전망이다.
1분기 가계빚 1928.7조원 최대...‘토허제 부메랑’에 2분기도 확대 전망
한국은행 제공.
20일 한은이 발표한 '2025년 1·4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3개월 새 2조8000억원 증가한 1928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4분기(13조4000억원)과 3·4분기(18조5000억원), 4·4분기(11조6000억원)에 이은 4개 분기 연속 증가로, 2002년 4·4분기 관련 통계가 나온 이래 최대치다.

가계신용은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에 결제 전 카드대금 등 판매신용을 합한 지표로, 가계가 부담하는 포괄적 빚을 의미한다. 제일 비중이 큰 가계대출은 1·4분기 1810조3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4조7000억원 확대됐다. 증가 폭은 축소됐으나 1년 전에 비하면 43조9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상품별로 보면 기타대출은 연초 상여금 유입에 따른 신용대출 상환 영향으로 4조9000억원 감소했으나 주택담보대출이 9조7000억원 늘었다. 수도권의 주택 매매거래량이 지난 1월 1만3000호, 2월 1만8000호 등에 그치며 증가 폭은 전분기 대비 축소됐다. 다만 2·4분기부터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완화 등이 시차를 두고 반영돼 증가 폭이 다시 커질 전망이다.

김민수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2~3월에 늘었던 주택거래가 4월 주택담보대출부터 반영되기 시작해 일시적으로 5~6월에 주담대가 증가할 수 있다”며 “토허제 재지정 이후 주택거래가 줄고 있어 하반기에는 다시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1분기 가계빚 1928.7조원 최대...‘토허제 부메랑’에 2분기도 확대 전망
한국은행 제공.
기관별로 보면 예금은행의 대출이 8조4000억원 증가해 1·4분기 974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4분기 가계대출 연간 목표를 맞추기 위한 은행권의 대출관리가 연초 들어 목표액 재설정과 함께 완화되면서 전분기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경우 주담대 증가 폭이 축소되고, 기타대출 감소 폭이 확대되면서 증가 규모가 같은 기간 6조원에서 1조원으로 축소됐다. 기타금융기관의 경우 전분기보다 감소 규모가 확대되면서 1·4분기 4조7000억원이 줄어든 524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주택도시기금의 자체 재원 주택담보대출과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 등이 순상환된 결과다.

한은은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을 앞두고 선수요가 발생하더라도 가계부채 증가 폭이 빠르게 안정될 것으로 판단했다. 김 팀장은 “지난해 9월 2단계 스트레스 DSR 당시에도 선수요 우려가 컸으나 제도 시행 이후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빠르게 안정됐다”며 “이번에도 어느 정도 선수요가 있겠지만 3단계 스트레스 DSR이 시행되는 7월에는 빠르게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기준금리 인하 등 금융 여건 변화가 가계대출을 자극할 수 있는 만큼 모니터링을 강화한는 입장이다. 김 팀장은 “가계대출은 대출금리뿐만 아니라 부동산 매수심리, 거시경제 상황 등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며 “최근 미중 무역전쟁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금융 완화 기조가 언제든지 부동산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면밀한 모니터링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1·4분기 판매신용은 전분기 대비 1조9000억원 줄어든 118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4분기(-2조3000억원) 이후 1년 만의 감소다. 신용카드 이용이 즐어든 때문으로, 개인의 신용카드 이용액은 전분기 196조3000억원에서 지난 1·4분기 192조4000억원으로 축소됐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