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기관 "곧 태양광이 더 저렴"
원자력 업계 "추가 비용 생각하면 훨씬 비싸"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0일 서울 양천구 한국예총회관에서 열린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국민의힘 정책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원자력 발전소가 태양광에 비해 비용이 6분의 1도 안 된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 18일 한 TV 토론회에 나와서 한 발언이다. 그는 "이렇게 값싸고 안전한 원전을 왜 안 하냐"며 원자력 발전소로 만든 전력 비용이 풍력이나 태양광으로 만든 전력보다 훨씬 저렴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태양광업계와 원자력 업계의 의견이 맞서고 있다.
태양광업계 관계자는 21일 "단순히 연료 가격만 놓고 보면 원자력이 다른 에너지원에 비해 저렴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태양광 발전 비용이 내려가고 있고 환경, 송전, 비용 등을 고려하면 계산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외에서는 조만간 태양광 발전 단가가 원자력보다 저렴해질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국내 연구기관들은 2030년 태양광-원자력 발전 가격이 역전된다고 본다.
실제로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지난 2017년 3메가와트(MW) 이상의 대규모 태양광 발전 균등화 발전비용(LCOE)이 2028년에서 2030년 사이에 원자력 발전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태양광 기술 발전과 비용 하락 등이 맞물리며 발전 비용이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자원경제학회도 2021년 ‘균등화발전비용 메타분석’을 통해 2030년 국내 태양광 LCOE가 1킬로와트시(kWh)당 56.03원으로 원자력 103.78원 대비 절반 가량 줄어든다고 봤다.
해외도 비슷하다. 2017년 미국에너지정보청은 발전원별 균등화 발전비용 보고서를 통해 2022년 원자력 발전비용이 1MW당 99.1달러, 태양광66.8달러, 육상풍력 52.2달러 보다 비싸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영국 에너지산업전략부(BEIS)도 2016년 발표한 '전력 생산 비용' 보고서에서 올해를 기준으로 태양광 발전의 단가를 1메가와트시(MWh)당 63파운드, 원자력 발전은 50.8% 비싼 95파운드로 예측했다.
태양광업계는 갈등 비용 등 여러 요소를 넣으면 원자력 발전 비용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태양광업계 관계자는 "발전 비용은 직접 비용과 외부 비용으로 나뉘는데, 직접 비용은 초기투자비, 운전유지비, 연료비, 철거비, 설계수명, 할인율 등을 고려한 비용이며 외부 비용은 환경, 에너지저장, 송전, 중대사고, 입지 갈등, 미래 세대 등 사회적 비용을 포함한 개념"이라며 "이들을 모두 고려하면 원자력 발전 비용이 더욱 올라갈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원자력 업계는 "재생에너지 가격이 원자력 발전소보다 5~6배 이상 비싸다"는 의견이다. 재생에너지로 얻는 전력은 원자력과 달리 불안한 부분이 있어서 주변에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설치하는 등 추가적인 비용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한국전력이 발전사업자로부터 전력을 구매하는 가격, 정산단가의 경우 1kWh당 재생에너지 가격이 원자력보다 월등하게 높다는 주장도 있다.
정범진 경의대 원자력학과 교수는 "2022년 정산단가는 원자력이 1kWh당 52원, 재생에너지가 272원이었다"며 "이것만 봐도 (재생에너지가) 5배 이상 비싸다.
주변에 ESS까지 설치하면, 그 비용은 8~10배까지 비싸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규모를 키운다고 신재생에너지 발전단가가 내려가는 것도 아니다"며 "시간이 갈수록 오히려 가격이 비싸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해당 방송 이후 민주당은 “원전은 대규모 사고 위험성 및 사고처리 비용, 사용후핵연료 관리 등 천문학적 비용으로 이미 경제성을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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