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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대 김영도 동문 주인공 ‘베이스볼 하모니’, 올해 에미상 노미네이트

동아대 김영도 동문 주인공 ‘베이스볼 하모니’, 올해 에미상 노미네이트
동아대 출신 한국 최초 흑인혼혈 야구선수 김영도 씨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베이스볼 하모니(BASEBALL HARMONY)’ 포스터. 동아대 제공

[파이낸셜뉴스] 동아대학교는 72학번 동문이자 야구부 4번 타자였던 김영도 씨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베이스볼 하모니(BASEBALL HARMONY)’가 ‘2025년 에미상’ 후보 다양성 부문(DEI)에 올랐다고 20일 밝혔다.

에미상은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의 상으로, 단일 시상식이 아닌 다양한 부문과 기관, 지역별로 세분화된 미국 텔레비전계 최고의 시상 체계다.

한국에서 흔히 ‘미국의 TV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에미상은 미국텔레비전예술과학아카데미(ATAS)가 주최하는 ‘프라임타임 에미상’이다. 지난 2022년 ‘오징어 게임’이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2024년 ‘비프(BEEF: 성난 사람들)’가 작품상과 남녀 주연상을 포함해 8관왕을 차지한 바 있다.

동아대 김영도 동문이 주인공인 다큐멘터리 ‘베이스볼 하모니’는 에미상 시상식 다양성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다.

시상식은 현지 시각으로 다음 달 21일 샌디에이고에서 개최될 예정이며, 홍지영 감독과 김영도 동문, 김 씨의 아들딸 부부가 함께 참가한다.

홍 감독은 “이 다큐멘터리를 통해 김영도 선생님이 치유를 받고 자녀들이 아버지를 더욱 이해하고 사랑하는 모습을 봤다”며 “이 가족의 미국 이야기를 후속으로 제작할 수 있다면, 제가 지금껏 배우고 이해한 세상의 이치를 화합과 사랑의 메시지로 더 잘 전달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베이스볼 하모니는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야구를 통해 맺어진 한국과 미국의 특별한 인연을 탐구하며, 전쟁이 개인의 삶에 미친 영향과 그 속에서 피어난 양국 간의 문화적·역사적 유대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작품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동아대는 한국 최초의 흑인혼혈 야구선수이자 체육교사, 야구감독이었던 김 씨의 인생 역경을 다룬 다큐멘터리 베이스볼 하모니 특별 상영회를 지난해 1월 교내에서 개최하기도 했다.

지난 1950년 한국인 어머니와 미군 사이에서 태어난 김 씨는 흑인혼혈에 대한 차별과 설움을 겪으며 외로운 어린 시절을 보내고 1968년 동아대 야구 장학생으로 스카우트 되며 한국 최초의 흑인 혼혈 야구 선수가 됐다. 동아대 시절 그는 3, 4번 타자와 1루수를 도맡으며 ‘그라운드의 와일드 가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중심타선에서 활약하고 신체 조건도 뛰어나며 승부욕도 뒤지지 않았지만 한국 야구의 주류에 녹아들지 못한 김 씨는 후학을 가르치고 싶은 꿈으로 동아대 대학원에 진학해 석사과정까지 마쳤다. 1980년엔 부산 대신중학교에서 체육교사이자 야구감독으로 활동하며 ‘한국 최초의 흑인혼혈 체육교사이자 야구감독’ 닉네임도 얻었다.

하지만 결국 인종차별은 김 씨 가족을 계속 힘들게 했고 37세가 되던 해 자녀들을 위해 미국 이민 길에 올랐다.

미국 이민 후 야구를 기억에서 잊고 아버지로서 삶을 살았던 그는 다큐멘터리 베이스볼 하모니에서 비로소 야구 이야기를 하면서 웃었다.

다큐멘터리엔 동아대를 방문한 김 씨가 캠퍼스와 야구부 훈련장 등을 둘러보며 추억을 돌아보는 장면도 담겨 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