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132·국힘 2·개혁신당 3건
"유권자 표현 위축 우려" 목소리
6·3 대선을 앞두고 후보 간 고소·고발전이 난무하면서 혼탁 조짐이 일고 있는 가운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2일부터 19일까지 8일간 무려 137건의 고소·고발이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하루 평균 17건꼴이다.
■민주 "조작·비방 범람…법적 대응"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공식 선거운동 돌입 이후 정당 간 또는 대선 후보 간 고소·고발 빈도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혼탁 선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중 더불어민주당이 가장 많은 132건의 고소·고발을 수사기관에 접수시켰다.
민주당 중앙선대위 공명선거법률지원단은 유튜버를 비롯해 언론인, 정치인 등을 상대로 공직선거법 위반, 허위사실 공표 및 후보자 비방 등 혐의로 총 132건을 고발했다.
고발 대상에는 최근 '커피 원가 120원 논란'을 촉발한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김문수 대선 후보,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 광역단체장 11명 등이 포함됐다.
민주당 산하 가짜뉴스대응단과 온라인 플랫폼 '민주파출소'를 통한 고발도 잇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당 선대위 관계자는 "민주파출소 등을 포함한 해당 고발·고소 건까지 합치면 접수 건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라며 "주로 이재명 대선 후보에 대한 암살 위협, 혐오 표현 등에 대응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2건의 고발을 진행했다. 김문수 대선 후보 캠프는 지난 16일 이재명 후보를 정치자금법 위반 공범 혐의로, 19일엔 '커피 120원' 발언 관련 민주당의 김용태 비대위원장에 대한 고발에 맞서 무고·명예훼손 등 혐의로 추가 고발했다.
개혁신당도 같은 기간 3건의 고발을 접수시켰다.
이준석 대선 후보 측 관계자는 "정책 발언을 왜곡한 보도에 대한 불가피한 대응"이라고 고발 배경을 밝혔다.
이번 통계는 각 당 선대위 등 공식 기구가 주도한 형사 고소·고발만을 집계한 것으로, 개인 차원의 고소·민원, 선관위 제소 등까지 합치면 실제 건수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 "정치의 사법화…표현 위축 우려"
이 같은 고발전 난무 현상에 대해 '사법부의 정치화' 우려가 제기됐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TV 중심이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유튜브와 댓글 등 정보 채널이 다양해져 법적 대응도 늘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경미하거나 해석 여지 있는 표현까지 고소·고발하면 유권자 표현이 위축될 수 있다"며 "정치가 해결할 일을 사법기관에 넘기면 정치의 품격은 물론 사법부의 정치화 우려도 커진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현재 구도상 민주당이 우세한 상황에서 다수의 고발은 위축 전략처럼 비칠 수 있다"며 "유력 정당일수록 관용과 절제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민주당 선대위 공명선거법률지원단 관계자는 "조작·왜곡 정보와 인신공격이 범람하고 있어 진상을 알리고 공정선거를 지키기 위한 방어 차원"이라며 "표현의 자유는 존중하지만 조작된 공격은 허용될 수 없다"고 말했다.
west@fnnews.com 성석우 이해람 기자
이 시간 핫클릭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