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기준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앞으로 고객들의 비트코인 관련 투자를 막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던 다이먼은 여전히 긍정적인 입장은 아니지만 고객의 구매 권리를 옹호한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다이먼은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JP모건이 주최한 연례 투자자 행사에 참석해 고객이 JP모건 은행 계좌로 비트코인 관련 자산을 구매하는 것을 허용한다고 말했다. 다이먼은 "우리는 당신이 살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라며 "나는 흡연을 권장하지 않지만 당신이 담배를 피울 권리를 옹호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는 당신이 비트코인을 살 권리를 옹호한다"고 덧붙였다. 관계자에 따르면 JP모건은 그동안 고객이 가상자산 대표주자인 비트코인을 직접 보유하는 것을 막지는 않았지만, 선물 등 비트코인 파생상품을 거래하는 것은 제한했다. 관계자는 JP모건이 고객에게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관련 서비스 제공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2006년부터 JP모건의 사령탑을 맡아 20년 가까이 월가의 '황제'로 불렸던 다이먼은 대표적인 가상자산 회의론자다. 그는 2021년 가상자산 시세 상승기에 비트코인이 "가치 없다"고 밝혔으며 2023년 상원 청문회에서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에 항상 반대했다"고 말했다.
미국의 다른 대형 은행들은 최근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8월에 대형 은행 가운데 최초로 은행 자산관리 부서가 특정 고객에게 비트코인 현물 ETF 투자를 권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JP모건의 비트코인 관련 입장 변화는 미국 대형 은행 가운데 모건스탠리에 이어 두번째다. 모건스탠리의 테드 픽 CEO는 올해 WEF 행사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관련, 적극적으로 가상자산 시장 접근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상자산에 긍정적인 트럼프 정부는 올해 출범 이후 빠른 속도로 규제를 풀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1월 발표에서 2022년 3월부터 시행한 은행 회계지침 'SAB 121'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해당 지침에 따르면 미국의 은행들은 고객의 가상자산을 대신 보유할 경우 해당 금액을 은행 대차대조표에서 실질적 재무위험과 상관없이 '부채'로 인식해야 한다. 앞서 금융권과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해당 지침을 비난하며 은행의 자본 건전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새로운 가상자산 서비스를 출시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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