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싱크탱크에서 활동중인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이 지난 20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고위급 회담을 갖고 있다. 신화뉴시스
[파이낸셜뉴스]문재인 정부 시절 대외정책을 맡았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왕이 중국 외교부장(장관급)과 고위급 회담을 가졌다. 강 전 장관은 미국 싱크탱크 아시아소사이어티 회장 자격으로 왕이 외교부장과 이번 회담을 가졌다. 왕이 외교부장은 시진핑 주석을 대변하는 중국 외교 분야 최고위급 인사다.
두 사람의 공식 만남은 강 전 장관이 문재인 정부 시절 외교부 장관으로 재직한 이후 약 5년 만이다. 왕이는 현재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중국 외교부장,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을 겸임하는 중국 외교 분야의 최고위 인사다.
21일 외교가에 따르면 강 전 장관과 왕 외교부장은 전날 베이징에서 만나 미·중간의 최근 외교 갈등 현안에대해 의견을 나눴다.
왕이 외교부장은 이번 만남에서 미국의 대중국 견제와 반도체 봉쇄를 강하게 비판했다. 왕 외교부장은 "(미국은) 최근 뜻밖에 중국 반도체에 대해 전면적 봉쇄를 시도하고 있는데, 이는 적나라한 일방적 괴롭힘"이라며 "중국은 단호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중미 공동 이익이 모인 곳이자 양국의 모순·이견이 집중된 곳"이라며 "중국과 미국은 우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하고, 이어서 양국의 올바른 공존의 길을 구축해 협력·윈윈의 효과적 경로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강 회장은 "사실에 기반한 객관적 대중국 인식을 미국 내에 계속 공유하겠다"면서 "더 많은 미국의 식견 있는 인사들과 함께 오해를 해소하고 이해를 촉진하는 대화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라고 의사를 표명했다.
강 전 장관이 몸 담고 있는 아시아소사이어티는 미국의 거부 존 D. 록펠러 3세가 미국과 아시아의 상호 이해 증진을 목표로 설립한 비영리·비정치 국제기관이다. 미국과 아시아, 그리고 아시아 각국 간의 상호 이해와 교류, 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설립됐다. 뉴욕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전 세계 14개 지부를 운영하고 있다. 아시아소사이어티에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비롯해, 힐러리 클린턴, 헨리 키신저, 조지 소로스, 마윈 등 각국의 정치·경제·문화계 리더들이 네트워크에 참여해왔다.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은 아시아소사이어티 본부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로 지난해 4월 아시아 출신으로는 처음 취임해 1년째 활동중이다. 임기는 정해진 것이 없으며 이사회결정으로 정해진다. 전임 회장인 케빈 러드 호주 전 총리는 2년간 재임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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