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 4곳 손해율 8%p 상승
업계 "보험료 현실화 고민할 때"
지난달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급등하면서 손해보험사들의 수익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1·4분기 자동차보험의 수익이 급감한 상황에 4월부터는 적자 전환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대형 4개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5.5%(4개사 단순 평균 기준)로 전년동기 대비 4.9%p 상승했다. 전월과 비교하면 8.0%p 뛰어오른 것이다.
보험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손해율을 80% 선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기준으로 대형사까지 자동차보험에서 적자가 나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4년 연속 보험료 인하 효과가 누적되면서 원수보험료가 감소했고, 올해 들어 정비요금, 부품비, 수리비 등 원가 요인이 상승한 영향이 크다"며 "나들이 차량운행이 증가하면서 사고보험금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상승하면 보험사 수익성에는 나쁜 영향을 주게 된다.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1위인 삼성화재의 경우 올해 1·4분기 당기순이익이 6081억원에 그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9억원(13.2%) 줄었다. 이 가운데 자동차보험 손익이 70.9% 축소되면서 순이익이 299억원 줄어드는 충격을 줬다.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도 같은 기간 자동차보험 손익이 각각 63%, 51.4%, 74.7% 감소해 전체 수익에 악영향을 미쳤다. 특히 메리츠화재는 자동차보험에서 1·4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우려되는 대목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이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 안정화 추세와 5월 연휴 등을 고려하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계속 악화될 것"이라며 "계절적으로도 이동량이 늘어나는 여름과 가을, 교통사고로 긴급출동이 많은 겨울로 갈수록 손해율은 상승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회사가 손실을 보면서 보험 상품을 운용할 수는 없는 만큼 보험료를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 덧붙였다.
지난 17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도 올해 손보사의 수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의 손해보험 가입금액은 1조2947억원 수준이고, 가입 보험사는 DB손해보험, 현대해상, 삼성화재, 한화손해보험,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이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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