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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살 아기 다리의 '이 자국' 때문에 비행기 탑승 거부됐다, 무슨 일?

1살 아기 다리의 '이 자국' 때문에 비행기 탑승 거부됐다, 무슨 일?
생후 12개월 아기의 다리에 난 벌레 물림 자국 때문에 비행기 탑승이 거부된 가족. 출처=뉴욕포스트

[파이낸셜뉴스] 생후 12개월 아기의 다리에 생긴 벌레 물림 자국 때문에 가족 전원의 비행기 탑승이 거부됐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벌레 물린 자국으로 분홍색 발진 생긴 아기

22일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영국인 조너선 아서(34)와 그의 아내 순 선(35)은 아들 조셉(1)과 함께 상하이 푸둥공항에서 런던 히드로공항으로 향하는 항공편에 탑승하려 했으나, 탑승 게이트 앞에서 영국항공 직원에 의해 제지당했다.

조너선은 탑승을 위해 게이트로 가던 중 아들 조셉에게 벌레 물린 자국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아들의 다리, 등, 팔에 난 네 개의 물린 자국 주변에는 분홍색 발진이 생겼고 약간 부어 있었다.

그들은 물린 자국 사진을 온라인 의사에게 보냈고, 의사는 사진을 보고 "물린 자국"이라며 "붓기를 가라앉히기 위해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라"고 권했다.

이에 부부는 탑승하기 전에 공항 약국에서 약을 살 수 있는지 영국항공 데스크 직원에게 물었다.

체크인 데스크 직원은 의료 상담 핫라인에 전화했고, 그들은 부부에게 아이와 함께 비행기 탑승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땅콩 알레르기 가능성" 가족 전체 탑승 불허한 항공사

항공사측은 아이의 벌레 물린 자국 주변에 생긴 발진이 땅콩 알레르기 반응일 수 있으며, 비행 중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며 아서 가족에게 비행기 탑승을 권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항공사측은 의사로부터 ‘비행 적합 진단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탑승 게이트에서 이들 가족을 돌려보냈다고 한다.

부부는 "아이 다리에 있던 벌레 물린 자국은 지름 1㎝가 되지 않았고, 연고를 바른 후 10~15분 안에 가라앉았다"라며 "항공사측에 '땅콩 알레르기가 전혀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지만 범죄자 취급을 하며 탑승구에서 우리를 쫓아냈다"고 분노했다.

조너선은 "현장 직원은 의료인이 아니었고, 실제로 아기의 상태를 직접 진단한 의료진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는데도 우리를 마치 전염병 환자처럼 취급했다"고 말했다.

가족들 "우리를 범죄자나 전염병 환자 취급했다"

조너선 가족은 다른 항공사 항공편을 다시 예약한 후 공항에서 하루종일 기다려야만 했다. 현재 그는 영국항공 및 예약 대행업체 측에 항공권 환불을 요청 중이다.


조너선은 "단순한 벌레 물림이었고, 우리는 고객이었다. 최소한의 상식과 유연함이 아쉬웠다"라며 "서비스 비용을 내면 성가신 존재가 아닌 고객처럼 대우받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영국항공은 "승객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내부 의료 자문을 통한 판단을 따랐다"며 "실망스러울 수 있으나 안전은 타협할 수 없는 가치"라고 밝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