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정치개혁 공약'으로 "기득권 내려 놓겠다"
임기 단축·4년 중임제 개헌…불소추특권 폐지도
의회 권력 분산 위해 '의원 10% 감축' 약속
'사법부·선관위 판갈이' 방안 공개
"'40대 총리' 자연스럽게 해 세대교체"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오른쪽)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김문수 대통령 후보 지지를 선언한 뒤 손을 맞잡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제21대 대선 사전투표를 일주일 앞두고 막판 대역전을 위한 승부수의 하나로 '고강도' 정치 개혁안 카드를 꺼내들었다.
주요 골자는 차기 대통령 임기 단축을 전제로 하는 4년 중임제 개헌안과 국회의원 정수 10% 감축을 포함한 '기득권 내려놓기' 등이다. 집권시 국정운영에 활력을 불어넣고 소통 구조의 신속성을 담보하기 위한 방편으로 40대 국무총리 탄생을 약속하며 세대교체를 통한 시대전환을 예고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22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정치개혁 공약을 발표했다. 김 후보는 이 자리에서 정치·국회·사법부·중앙선거관리위원회 판갈이를 선언하면서 4대 개혁안을 내놨다.
먼저 김 후보는 "대통령이 정치개혁을 주장하면서 스스로 기득권을 지키려 든다면 국민 누구도 설득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제왕적이라 불리는 대통령 권한을 과감히 내려놓겠다"고 공언했다. 이를 위해 4년 중임제 개헌을 하고, 임기를 3년으로 양보해 2028년 4월 대선과 총선을 동시에 치르겠다는 방침이다.
개헌안에는 대통령 불소추특권도 제외해 대통령을 향한 감시와 견제의 길을 폭넓게 열어둔다. 또한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으로 임명 필요성이 제기된 특별감찰관을 '야당 추천'으로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의 친인척 등의 비위 행위에 대해 감찰하는 역할을 한다. 박근혜 정부인 2014년 도입됐지만 문재인 정부 이후 한 차례도 임명되지 않았다. 김 후보는 "(특별감찰관) 무용론이 나오고 있다"며 "이재명 후보가 추천해 주시면 좋겠다"고 전했다.
'K-플럼북' 제도를 도입해 대통령의 인사권을 제한해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를 근절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플럼북은 미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제도로, 대통령이 필수적으로 임명하는 공직 명부를 뜻한다. 플럼북에 실리지 않은 직책 외에는 대통령 인사권 밖에 둬 영향력을 봉쇄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의 독주를 '제왕적 의회'라고 지적해온 만큼 국회 권한도 축소한다. 국회의원 정수를 현행 300명에서 270명으로 10% 감축하겠다고 했다. 김 후보는 "의원 수 감축은 의회 기득권을 포기하겠다는 가장 상징적 장면이자 모든 공공 개혁의 동력으로 승화될 것"이라고 자평했다.
국회의원 불체포·면책특권을 폐지하고, 국민소환제를 실시해 민의에 거스르는 국회의원 등을 파면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불체포특권 폐지와 국민소환제 실시는 이재명 후보도 약속한 바 있다. 한편 김 후보는 민주당 주도의 '줄탄핵' 방지를 위해 "탄핵요건을 강화하고 헌법재판소 탄핵 인용 전까지는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재판내용을 이유로 법관에 대한 탄핵소추를 발의할 수 없도록 헌법에 명시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와 함께 사법부 독립성 강화를 위해 대법관·헌법재판관 후보추천위원회 법정기구화 및 임명 시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동의 절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폐지, 사법방해죄 신설을 약속했다.
선관위 혁신과 중립성 확보, 신뢰 회복을 위해 △독립적 지위의 특별감사위원회 제도 도입 △선관위원장 법관 겸임 금지 △외국인 투표권 상호주의 원칙 적용 등 방안도 내놨다.
아울러 김 후보는 정치·행정 영역에서의 세대 교체를 통한 시대전환을 이끌겠다고 했다. 그는 "국무위원 3분의 1 이상을 40대 이하로 임명하는 등 40대 총리 탄생도 자연스러울 정도로 공적 영역에서의 세대 교체를 확실히 하겠다"며 "공공기관장 인선 시 민간기업에서 역량이 검증된 40대 CEO들을 적극 기용하겠다"고 공약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공약의 핵심 정수"라며 "진정한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완성시키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국회의원 축소 등과 병행돼야 할 양원제 개헌·선거제 개편 등에 대해서는 "큰 틀에서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며 "야당과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구야권 인사인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참석해 김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손 전 대표는 "위기의 대한민국을 살릴 수 있는 사람은 김문수 뿐"이라며 "간절한 사명감을 갖고 맨몸으로 뛰겠다"고 천명했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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