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1공장 27~30일 휴업 결정
현대차 국내 전기차 생산 올해 8.9% 줄어
GGM 위탁생산 캐스퍼 EV 제외하면 38.7% 감소
하이브리드차는 국내생산 급증 '33.1% 증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아이오닉5 생산라인. 현대차 제공
[파이낸셜뉴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지속되면서 현대자동차의 국내공장 전기차 생산량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현대차의 대표 전기차인 아이오닉5는 국내 생산실적이 작년 보다 64% 이상 줄었다. 국내와 글로벌 전차기 수요가 위축되면서 현대차 울산공장 전기차 생산라인은 올 들어 세 번째 휴업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최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하이브리드차 중심으로 생산 라인을 재편할 계획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3월 현대차가 국내공장에서 생산한 전기차 대수는 3만6497대에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4만51대)와 비교해 8.9% 감소한 수치다.
특히 광주글로벌모터스(GGM)에서 위탁 생산하고 있는 전기차 캐스퍼 일렉트릭(1만2037대) 실적을 제외하면 현대차의 올해 1~3월 국내공장 전기차 생산량은 2만4460대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8.7% 줄어든 기록이다. 현대차의 주력 전기차 아이오닉5의 올해 1~4월 국내 생산(N 모델 포함)은 9097대에 머물러 작년 보다 64.1% 급감했다.
이는 캐즘 속 현대차의 전기차 판매 주력 시장인 유럽과 캐나다, 미국 등의 보조금 축소 또는 폐지 움직임, 미국의 고율 관세 정책 등으로 전기차 주문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오닉5의 경우 현대차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완성차 25% 관세 대응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미국 현지 판매분을 조지아주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조달하기 시작한 것도 국내 생산 감소에 영향을 줬다.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아이오닉5와 코나 일렉트릭을 만드는 현대차 울산1공장 12라인은 오는 27일부터 30일까지 나흘간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현대차가 해당 라인 생산을 잠정 중단한 것은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다. 현대차는 전기차 수요 부족으로 해당 라인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왔는데, 최근 조립할 차량 없이 빈 컨베이어벨트만 돌아가는 '공피치' 형태로 버티다가 결국 또 다시 휴업을 결정했다.
전기차 부진이 지속되면서 현대차는 국내 생산공장에서 하이브리드차 혼류 생산 체계를 확대하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차 수요는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어서다. 실제 올해 1~3월 현대차가 국내에서 만든 하이브리드차는 10만9745대로 1만대를 웃돌았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국내 생산이 33.1% 급증했다.
해외 공장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 신공장 HMGMA도 건설 당시에는 전기차 전용으로 사용하려 했지만, 미국 내 상황이 급변하고 IRA 폐기 또는 축소 가능성이 커지면서 하이브리드차 생산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내연기관차부터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수소차까지 모든 종류의 자동차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이 같은 강점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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