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강희민 교수팀, 줄기세포 정밀 제어 기술 개발
줄기세포. 게티이미지 제공
[파이낸셜뉴스] 고려대학교 강희민 교수팀이 줄기세포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우리 몸의 조직을 구성하는 중요한 물질인 세포외기질(ECM)의 복잡한 구조를 실제와 거의 똑같이 만들어낸 것이다. 세포외기질은 조직의 기능과 재생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연구진은 이것을 분자 수준에서 아주 정교하게 모방하는 데 성공했다.
22일 고려대에 따르면, 연구진은 이 줄기세포 조절 시스템으로 아주 작은 나노미터 수준에서 구조의 미묘한 차이를 만들어내자, 줄기세포가 어떻게 붙고(부착) 어떤 세포로 변할지(분화)를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었다. 특히, 외부에서 자기장을 사용해 자성 나노입자의 위치를 바꾸면 구조의 모양이 동적으로 변하게 되고, 이를 통해 세포의 행동을 원하는 대로 아주 정확하게 제어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러한 세포 조절 효과는 실제 생체 환경과 유사한 실험에서도 잘 작동하는 것이 확인됐다.
강희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세포외기질의 구조를 본떠 줄기세포가 분자 수준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근본적으로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했다는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다양한 세포 제어 기술이나 맞춤형 정밀 의료 분야로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우리 몸의 뇌, 피부, 뼈 같은 다양한 조직은 복잡하고 계속해서 변하는 홈과 능선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구조들은 세포외기질 속의 다른 물질들, 즉 리간드와 상호작용하며 세포가 붙거나 특정 세포로 변하는 등 중요한 생체 활동을 조절한다.
지금까지 줄기세포를 조절하려는 연구들은 세포외기질의 고정된 형태를 흉내 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분자 수준의 미세한 구조 변화를 자유롭게 만들고 이를 통해 세포를 제어하는 기술은 부족했다. 이 때문에 아주 작은 단위에서의 세포와 주변 환경의 상호작용을 깊이 이해하거나, 이를 활용한 정밀한 조직 재생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진은 수십 나노미터 크기에서 홈의 너비를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특수 나노소재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 소재 표면에 세포가 잘 붙도록 돕는 리간드(RGD)가 달린 자성 나노입자를 유연한 연결 고리(고분자 링커)를 이용해 나노 홈 안에 넣었다. 덕분에 외부에서 자기장을 걸어주는 것만으로도 멀리서 홈과 능선의 상태를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는 시스템을 완성했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새 시스템을 재료과학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인 'Advanced Materials'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이 시간 핫클릭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