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초장기물 국채시장 금리가 사상 최고를 기록한 가운데 일본은행(BOJ)의 국채 매입 축소 기조로 인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시장의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금리 상승 전망과 반복되는 입찰 부진이 맞물리며 초장기물에 대한 매도세가 확대되는 양상이다.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BOJ는 최근 국채시장 참가자 회의에서 "유동성 저하가 심각해 매입 감축 중단이나 매입액 확대, 만기 구간 통합 등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소개하면서도 "수급 악화는 구조적인 문제이며 BOJ가 해결할 여지는 제한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발언은 시장의 수급 개선 기대를 꺾으며 투자자들의 이탈로 이어졌다.
초장기물 국채 매입을 줄여온 BOJ의 움직임은 수급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구로다 하루히코 전 총재 시절 도입된 장단기금리조작정책(YCC)은 폐지됐으며 BOJ의 자산 매입은 정상화 기조에 맞춰 점진적으로 축소되고 있다. 현재 BOJ의 월간 매입액은 잔존기간 10년 초과 25년 이하 및 25년 초과 구간을 합쳐 약 6000억엔으로, 1조7000억엔에 달하는 5~10년물 장기 구간과 비교하면 제한적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도쿄해상자산운용의 에비하라 신지 채권 수석 연구원은 "자료를 보면 BOJ가 수급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려는 의지를 느끼기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악사인베스트먼트매니저스의 기무라 류타로 수석 연구원도 "현 금리 수준에 매력을 느끼고 초장기물을 매입하려는 투자자는 사실상 사라졌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이달 28일 예정된 40년물, 6월 5일 예정된 30년물 국채 입찰도 수요 부진이 반복될 경우 초장기물 금리의 추가 상승세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미쓰이스미토모트러스트자산운용의 이나토메 가쓰토시 연구원은 "BOJ도, 투자자도 없는 상태라면 재무성이 초장기물 발행을 줄이겠다는 정책 전환을 내놓지 않는 이상 시장이 기대할 수 있는 여지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초장기물 시장에서 투자자가 사라졌다. 상승세가 뚜렷해진 장기금리가 어디에서 멈출지는 불투명한 상태"라고 전했다.
km@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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