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분할 통해 에피스홀딩스 설립
에피스 자회사 편입 ‘시밀러’ 육성
CDMO 글로벌 빅파마 고객 보유
이해상충 해소해 신뢰 확보나서
각 사업 경쟁력 높여 가치 제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인적분할 방식으로 분리해 '삼성에피스홀딩스(가칭)'를 신설한다.
이번 결정은 단순한 사업 구조 개편을 넘어, 글로벌 고객사의 신뢰 확보와 각 사업의 독립성 및 전문성 강화를 위한 전략적 조치다.
■이해상충 해결 "고객 신뢰 높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10월 1일부로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은 존속법인으로 유지하고, 바이오시밀러 관련 자회사 관리 및 신규 투자 기능은 분할신설회사로 분리한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100% 자회사로 편입해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집중 육성하게 된다.
이번 인적분할은 지난해 3월 말 기준 재무상태표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 65.04%, 삼성에피스홀딩스 34.96%의 자산 비율로 진행된다.
신설법인의 순자산 가치는 약 3조3600억원으로 평가된다. 분할 이후 양사는 각각 유가증권시장 상장 절차를 따르며, 기존 주주는 동일한 지분 비율로 양사 주식을 배정받는다.
핵심적인 배경은 CDMO 고객사와의 '이해 상충 해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빅파마와의 긴밀한 CDMO 계약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바이오시밀러 제품으로 이들 고객사와 경쟁하는 구조는 '고객사이자 경쟁사'라는 이중적 정체성을 낳아왔다.
유승호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사장은 "시밀러 사업이 확대되면서 고객사들의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었고, 이해상충을 선제적으로 해소할 필요성이 커졌다"며 "이번 인적분할은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전략적 결단"이라고 설명했다.
수익모델의 이질성도 분할 배경 중 하나다. CDMO는 안정적인 장기 계약 기반의 사업인 반면 바이오시밀러는 임상 및 시장 리스크가 큰 고위험 고수익 구조다.
이로 인해 두 사업이 하나의 기업에 혼재되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업 가치 평가가 왜곡될 수밖에 없다. 유 부사장은 "혼합된 수익 구조로 인해 양사가 모두 적절한 가치 평가를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삼성에피스홀딩스, 성장 플랫폼"
신설되는 삼성에피스홀딩스는 단순한 자회사 관리 기능을 넘어 바이오시밀러 분야의 전략적 투자와 성장 주도를 목표로 한다.
김형준 삼성바이오에피스 부사장은 "에피스홀딩스는 자회사 경영 자문과 신기술 투자, 경영 컨설팅 등을 수행하는 순수 지주회사"라면서 "배당 수익을 기반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 키트루다를 포함한 고수익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을 타깃으로 20종 이상의 차세대 시밀러 파이프라인을 확보 중이며 글로벌 진출 및 파이프라인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에피스홀딩스 산하에는 인공지능(AI) 기반 신약개발 및 신규 바이오 플랫폼을 추진하는 자회사도 새롭게 설립될 예정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단독 상장 가능성에 관심을 두고 있으나, 김 부사장은 "상장 논의는 시기상조이며 현재로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지배구조와 관련해서는 삼성그룹 전체 구조와는 무관한 '독립적 사업 판단'이라는 점도 명확히 했다. 유승호 부사장은 "이번 분할은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는 관계없으며, 철저히 사업성과 고객사의 니즈를 반영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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