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유로파리그 결승전 승리
경기 후 태극기 두르고 기쁨 만끽
부상·이적설… 최악 시즌 견뎌내
"오늘만큼은 나도 팀 레전드됐다"
토트넘, 17년 무관 역사 막 내려
21일(현지시간)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승리한 토트넘 홋스퍼 주장 손흥민이 태극기를 감싸고 감격에 겨워 하고 있다. 연합뉴스
손흥민이 21일(현지시간) 유럽 1군 무대 데뷔 15년 만에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토트넘 홋스퍼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승리하면서 주장인 손흥민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영광을 안았다.
이번 시즌 손흥민은 부상과 주전 경쟁의 어려움을 겪으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지난달 프랑크푸르트와의 경기에서 발 부상으로 한 달 넘게 결장했고, 사우디아라비아 리그 이적설까지 제기됐다. 유로파 결승전에서도 벤치에서 시작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임신 협박이라는 거대한 스캔들에 휘말리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모든 것이 최악이었지만 손흥민은 이번 우승으로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됐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활약하는 동안 프리미어리그, 리그컵,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준우승만 세 차례 기록했다. 국가대표팀에서도 아시안게임 금메달 외에는 우승 경험이 없었던 손흥민에게 이번 우승은 더욱 의미가 깊다.
토트넘 역시 2007∼2008시즌 리그컵 우승 이후 17년 만에 공식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오랜 무관의 역사를 마감했다. 특히 유럽 클럽대항전에서는 1983∼1984시즌 UEFA컵(유로파리그 전신) 우승 이후 41년 만의 쾌거다.
EPL에서 17위로 강등 위기에 놓였던 토트넘은 이번 UEL 우승으로 다음 시즌 UCL 본선 직행 티켓을 확보했다. 손흥민은 경기 후 태극기를 두르고 동료들과 기쁨을 나눴다.
또 손흥민은 차범근 전 감독에 이어 UEFA컵 우승을 차지한 두 번째 한국인 선수로 기록됐다. 차범근 전 감독은 지난 1980년과 1988년 프랑크푸르트에서 UEFA컵 우승을 이끈 바 있다. 김동진과 이호 또한 2008년 제니트 소속으로 UEFA컵 우승을 경험했다.
손흥민은 "항상 꿈꿔왔던 순간이 현실이 됐다"며 "지난 17년 동안 아무도 못 해낸 것을 해냈다. 오늘만큼은 저도 토트넘의 레전드라고 말할 수 있을 거 같다"며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내내 부진했던 팀 성적 때문에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함께 주장으로서 마음고생도 많이 해야 했다.
손흥민은 이에 대해 "감독님이 많은 압박과 비판을 받았고, 나 역시 주장으로서 어려운 시기를 함께 겪었다"고 시즌을 돌아봤다.
이어 "시즌 전체를 보면 항상 힘든 순간도 있기 마련이지만 우리는 선수들끼리 똘똘 뭉쳐 있었다"며 "이런 훌륭한 선수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게 운이 좋았다. 그래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이 시간 핫클릭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