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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살기’로 장기숙박 선도… 이번엔 빈집 문제 해결사로[부울경 유망 강소기업]

미스터멘션
국내 첫 장기숙박 예약 플랫폼
누적 이용자수 800만명 돌파
3년째 부산 워케이션 사업 운영
빈집 리모델링해 공유숙박 활용
과기부 실증특례 사업기업 선정
에어비앤비와 업계 첫 협업나서

‘한달 살기’로 장기숙박 선도… 이번엔 빈집 문제 해결사로[부울경 유망 강소기업]
미스터멘션 플랫폼에 장기 숙박업소로 등록된 한 숙소 모습. 이 숙소는 빈집을 리모델링해 조성했다. 미스터멘션 제공
‘한달 살기’로 장기숙박 선도… 이번엔 빈집 문제 해결사로[부울경 유망 강소기업]
미스터멘션 정성준 공동대표(오른쪽)와 정재혁 공동대표. 미스터멘션 제공
제주도와 부산 등에서 '한 달 살아보기' 체류형 장기숙박을 선도한 미스터멘션이 국내 최초로 빈집을 공유숙박으로 활용하는 사업에 나서 주목된다.

22일 만난 정성준 미스터멘션 대표는 "전국 최초 장기숙박 플랫폼으로 시작해 국내 공유숙박 생태계 조성이란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고 밝혔다.

미스터멘션은 지난 2015년 부산에서 시작한 여행·숙박 분야 플랫폼 스타트업으로, 전국 최초 '장기숙박' 분야를 개척해 2021년 제1기 부산관광 스타기업에도 선정된 유망기업이다. 최근 누적 이용자 수 800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플랫폼에 계약된 숙소도 8200개를 넘기며 부산에서 가장 유망한 플랫폼 기업으로도 떠오르고 있다.

2016년 초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미스터멘션 플랫폼은 코로나 팬데믹 등을 거치며 '제주도 한 달 살기' 등과 같은 체류관광 붐을 이끌었다. 이를 넘어 현재는 부산시의 워케이션 사업 운영사로 활약하는 데 이어 정부의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에도 지정돼 서울과 부산의 빈집을 공유숙박으로 탈바꿈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정 대표는 "10년간 스타트업을 이끌어보니 기업은 9번의 실패가 있으면 이후 1번의 성공이 오는 것 같다. 매출, 성장 등이 크게 오른 해도 있었으나 그간 오르막과 내리막도 경험해오며 플랫폼을 키워오고 있다"며 "이번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 사업이 미스터멘션에 새로운 기회라고 보고 있다. 지금보다 더 폭발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찐 로컬' 느낄 수 있는 체류형 숙박

미스터멘션은 국내 최초로 '장기숙박 예약 플랫폼'을 선점했다는 점에서 '지역 살아보기 관광'을 선도한 기업이라 할 수 있다. 일찌감치 유망 스타트업으로 떠오른 미스터멘션은 창업 3년차인 2017년 부산 기업 최초로 중소벤처기업부 위탁사업인 '팁스' 운영사에도 선정돼 연구개발비를 지원받기도 했다.

제주도 일대를 중심으로 시작한 사업은 점차 늘어나는 장기숙박 수요자들의 관심에 힘입어 부산, 남해안 등 전국 각지로 확장했다. 긴 휴식이 필요한 장기숙박 수요에 걸맞게 미스터멘션은 숙소별 장기숙박 시 할인가를 제공하고 있다. 미스터멘션이 보유한 숙소들은 현지에서 머무르며 생활해 보는 체류관광을 위해 세탁기와 냉장고를 갖추는 등 편의성을 더했다.

정 대표는 "팬데믹 당시 해외 출국이 어려운 관계로 제주도 등 국내 체류관광 수요가 많았다. 엔데믹 이후 해외 관광 수요 증가로 장기숙박에 대한 관심이 조금 떨어졌지만 일종의 '사이클'의 순환으로 다시 국내 체류관광 수요가 올라오고 있다"며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 못 느끼는 자연 친화적 안식처 등을 추구하는 마음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관광지서 원격근무 '워케이션' 선도

원격근무가 가능한 산업 가운데 관광지에서 원격근무를 하는 '워케이션' 형태의 근무가 각광받고 있다. 부산시는 이러한 트렌드를 하나의 지역 활성화 기회로 삼아 지난 2022년 부산 워케이션 거점 사업을 시작했다.

미스터멘션은 이듬해인 2023년 초, 시로부터 '부산 워케이션 사업' 운영사로 선정돼 2년 넘게 워케이션 지원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부산의 인구소멸 위험지인 금정·영도·동·중·서구 등의 숙소에서 머물면 하루 5만원, 최대 50만원 10박까지 지원하며 이는 미스터멘션을 통해 예약할 수 있다. 또 부산역 등 거점별 워케이션 센터를 통해 업무공간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정 대표는 다만 지자체 지원 이후에도 활성화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그는 "구글, 배달의민족 등 유명 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다양한 기업 임직원들이 부산에서 워케이션을 보내며 어느 정도 전국적인 인지도를 얻었다"며 "다만 지원사업이 영원하진 않을 것이라 생각해야 한다. 기업은 직원을 출장 보내는 입장에서 지원비가 주어지니 보내고 있는 셈으로, 지원금이 끊겼을 때에도 부산 워케이션 활성화를 위해 원도심 등 지역만이 가진 특화 콘텐츠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방 빈집 문제 '공유숙박'으로 해결

지난해 과기정통부 실증특례 사업 선정기업에도 이름을 올린 미스터멘션은 지난 2월 국내 숙박업소 예약플랫폼(OTA) 최초로 에어비앤비와 협약을 맺고 공유숙박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10월부터 에어비앤비에 영업 신고증이 없는 숙소들이 모두 방출됨에 따라 미스터멘션이 실증특례를 통해 불법 숙소 현장을 찾아 조건에 맞는 숙소들을 합법으로 전환하고 있다.

현재 서울과 부산에서만 추진 허용되는 가운데 미스터멘션은 지역 빈집문제 해결을 목표로 소유자와 협의해 공유숙박을 하나씩 확보해 가고 있다. 매달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의 노력으로 3개월 만에 1000명 이상의 호스트를 확보하며 공유숙박 생태계에 첫걸음을 내딛고 있다.

이번 특례사업이 성공적으로 운영된다면 공유숙박 생태계가 전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정 대표는 "한국에도 공유숙박 개념이 들어온 지 4년 정도 지났는데 아직 법제화가 안 이뤄지고 있다. 이해 관계인들이 많고 반대도 많기 때문"이라며 "지금 이 사업은 말 그대로 '샌드박스' 사업으로, 문을 조금 열어줬으니 공유숙박 생태계가 조성되는지 한번 테스트를 해보라는 것이다. 저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의 공유숙박업 미래가 결정된다는 생각으로 큰 책임감을 갖고 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