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국채 수익률이 22일(현지시간) 소폭 하락하며 일단 안정을 찾았지만 미 하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크고 아름다운 예산안'을 통과시키면서 재정적자 확대 우려는 다시 고조됐다. 마이크 존슨(공화·루이지애나) 하원 의장이 이날 하원에서 가까스로 트럼프 예산안이 통과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 연합
미국 국채 시장이 22일(현지시간) 일단 안정을 찾았다.
급등했던 장기 국채 수익률이 소폭 하락했다.
장기 금리 기준물인 3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0.27% p 내린 5.062%로 낮아졌다. 이날 오전 5.14%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오후 들어 약세로 방향을 틀었다.
시중 금리 기준물인 10년 물 미 국채 수익률은 0.046% p 하락한 4.551%를 기록했다.
또 시장의 연방준비제도(연준) 금리 전망에 따라 좌우되는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0.016% p 밀린 4.001%에 거래됐다.
이날 국채 수익률이 소폭 내리기는 했지만 여전히 심리적 저항선 위에서 움직였다.
30년 물은 수익률이 5%, 10년 물은 4.5%를 넘을 경우 투자 심리가 불안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날 국채 수익률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불안 요인이 가신 것은 아니다.
투자자들은 여전히 미 연방정부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커질 것이라는 두려움을 갖고 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16일 미 국가 신용등급을 최고등급인 Aaa에서 Aa1로 한 계단 강등한 뒤 투자자들의 불안이 가중됐다.
이날 하원에서 상원으로 넘어간 예산안도 이런 불안을 높이는 요인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크고 아름다운 예산안’이라고 부르는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가 담긴 예산인이 우여곡절 끝에 하원을 통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1기 행정부 시절 입법화한 감세를 연장하는 한편 미 국방비 지출은 늘리는 예산안이 의회에서 통과되도록 압박하고 있다.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이로 인해 미 재정적자는 4조달러(약 5530조원) 불어날 전망이다.
국채 수익률이 오후 들어 소폭 하락하기는 했지만 투자자들은 미 국채 수익률이 계속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의 관세로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다시 꿈틀대면서 이미 상승세를 타던 국채 수익률이 미 재정적자 속에 더 큰 폭으로 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채를 대거 발행하면 국채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이 오를 수밖에 없다.
아전트자본운용의 제드 엘러브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CNBC에 “더 멀리 보면 미 재정적자가 급격히 늘게 된다”면서 “장기적으로 이는 시장에 악재다”라고 평가했다.
엘러브록은 “국채 수익률이 더 오를 것”이라면서 “미 국채 공급이 늘고, 미 국채에 대한 신뢰는 낮아지면서 국채 가격이 하락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 재정적자는 앞으로 매우 오랜 시간 아주 극단적으로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이라면서 “그동안 정상적인 수준으로 낮아진다는 어떤 조짐도 없을 것”이라고 비관했다.
한편 뉴욕 증시는 국채 수익률 상승세가 일단 꺾이면서 반등했다.
테슬라가 3% 넘게 급등하는 등 M7 빅테크가 상승 흐름을 주도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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