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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가족 총동원 유세전…청렴 이미지로 李 저격

설난영 강릉 방문, 딸 지원 등 ‘온 가족 유세’
‘李 약점 공략’ 작전…‘배우자 토론’도 같은 맥락
野 “제2의 김건희” 견제…전문가 “큰 싸움 될 수도”

김문수, 가족 총동원 유세전…청렴 이미지로 李 저격
23일 강원 강릉시 중앙시장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설난영 여사가 권성동 원내대표와 상인들을 만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최근 가족 전원을 유세에 동원하며 대권 레이스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특히 배우자와 자녀의 이력을 언급하는 등 ‘청렴 이미지’ 굳히기에 집중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차별화를 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 배우자 설난영 여사는 23일 '2025 강릉차문화축제'가 열린 강원 강릉 오죽한옥마을에 방문해 시민들과 만났다. 이날 권성동 원내대표도 합세하는 등 전격적인 유세 활동이 펼쳐졌다.

앞서 설 여사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 기간 당시에도 당협위원회를 방문해 연설을 하는 등 다른 후보 배우자들과 달리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전날엔 김 후보와 함께 경기 광명의 어린이집 간담회에 동행하거나, 부천 선거 유세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이날 딸 김동주씨와 사위도 무대에 등장하는 등 처음으로 ‘온 가족 지원사격’에 나섰다.

김 후보는 부천 유세에서 설 여사의 노조 위원장 출신 이력과, 김씨 부부 모두 사회복지사를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결혼하고 밖에 나가 총각이라고 말해본 적 한 번도 없다. 어떤 여배우한테 난리를 쳤으면 쫓겨나지 않겠느냐”며 이 후보의 ‘스캔들 의혹’을 겨냥하는 듯한 말을 뱉었다.

정치권 안팎에선 김 후보가 슬로건인 ‘정정당당 김문수’에 맞춰, 여러 의혹에 휩싸여있는 이 후보의 약점을 집중 공략한다고 평가한다. 당 역시 최근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을 필두로 토론회 제안 등 ‘배우자 검증’에 나서며 전략을 적극 전개 중이다.

여기엔 노동운동과 남편의 정치 행보를 도우며 생긴 설 여사의 자신감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설 여사는 지난 19일 한 유튜브 채널에서 “법인카드를 개인이 별도로 사용하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다”며 이 후보 배우자 김혜경 여사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지적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즉각 설 여사 견제에 나섰다.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신속대응단은 이날 논평을 내고 “제2의 김건희가 우려된다”며, 설 여사가 지난달 30일 김 후보가 경기도지사 시절 예산 편성에 관여했음을 시사한 발언을 두고 “비선실세 역할을 했음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는 당장 지지율에 영향을 주진 않더라도 향후 발생 가능한 이슈들과 겹쳐 증폭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민주당 차원에서 구체적인 반격을 시작한 만큼 견제를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가 던지는 공격의 불씨가 큰 불꽃으로 번질 수도 있다는 의견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후보가 감히 하지 못할 일을 시도하며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차별화를 시도하는 것”이라며 “이런 행보 자체가 지지율에 큰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다. 하지만 쌓이다가 결정적인 사건에 큰 변화로 표출될 수도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 차원에선 할 수 있는 차별화 전략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yimsh0214@fnnews.com 임상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