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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아이폰, 미국서 안 만들면 25% 관세” 위협…전문가들 “미 생산은 불가능한 얘기”

[파이낸셜뉴스]
트럼프 “아이폰, 미국서 안 만들면 25% 관세” 위협…전문가들 “미 생산은 불가능한 얘기”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2019년 11월 20일(현지시간)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안내를 받아 텍사스주 오스틴의 애플 맥 프로 생산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애플이 아이폰을 미국에서 생산하지 않으면 25% 관세를 물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AFP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애플 아이폰에 25% 관세를 물리겠다고 협박했다.

아이폰 생산을 미국으로 이전하지 않으면 그렇게 하겠다고 경고했다.

그 충격에 애플 주가는 이날 오후 장에서 2.8%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아이폰 생산을 미국으로 옮기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면서 트럼프의 주장은 그저 동화 속에서나 가능한 얘기라고 비판했다.

아이폰에 25% 관세

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나는 오래전 애플의 팀 쿡(최고경영자(CEO))에게 미국에서 팔리는 아이폰은 인도나 다른 장소가 아닌 미국에서 제조되고 조립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한 바 있다”라고 운을 뗐다.

트럼프는 이어 “그러나 만약 그렇지 않다면 애플은 (아이폰을) 미국에 들여올 때 최소 25% 관세를 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달 초 중국과 무역협상에 합의하면서 금융 시장이 안정을 찾아가자 트럼프는 다시 시장을 뒤흔들기 위해 작정한 듯 이날 관세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

쿡 CEO는 트럼프의 관세 위협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아이폰 생산은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달 들어서도 앞으로 수개월 동안 미국에서 팔 아이폰 ‘대부분’은 인도에서 공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의존도를 줄여 인도로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있어 미국에는 인도산 아이폰이 들어올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애플이 연간 미국에서 판매하는 아이폰 대수는 6000만대가 넘는다.

애플은 내년 말부터는 미국내에서 판매하는 아이폰 전량을 인도에서 공급하도록 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애플 핵심 하청생산 업체인 대만 폭스콘은 15억달러(약 2조원)를 들여 인도 아이폰 생산 설비를 확장하고 있다.

25% 관세가 현실화하면 애플과 미 소비자들은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된다.

앞서 애플은 지난달에도 트럼프가 상호관세를 발표하면서 아이폰에 관세가 대거 붙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자 하루 만에 시가총액이 3000억달러(약 409조원) 넘게 사라지기도 했다.

시장 충격이 엄청나자 트럼프는 스마트폰과 전자제품 수입 관세를 상당분 면제하기로 했고, 이달 초에는 중국에 물리는 관세도 대부분 유예하기로 했다.

이번 애플 25% 관세 협박은 애플의 인도 아이폰 설비 확충에 대해 트럼프가 “팀 쿡과 약간 문제가 있다”라고 불만을 나타낸 지 1주일 만에 나왔다.

그는 당시 쿡과 논의했다면서 애플이 “미국 생산을 늘리기로 했다”라고 말한 바 있다.

동화 같은 얘기

그러나 전문가들은 아이폰 생산을 미국으로 이전한다는 것은 동화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라며 트럼프의 압박을 비판했다.

CNBC에 따르면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는 이날 분석노트에서 트럼프의 아이폰 관세 위협을 신랄하게 비난했다.

아이브스는 “웨드부시는 아이폰을 미국에서 생산한다는 생각은 가당치도 않은 그저 동화일 뿐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으로 아이폰 생산을 옮기라는 트럼프의 요구는 ‘비현실적’이라면서 제조설비를 이전하는 데는 5~10년은 걸린다고 강조했다.

로젯블랫증권 선임 애널리스트 바턴 크로킷은 트럼프가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크로킷은 특히 애플이 아이폰 생산을 미국으로 옮기려 해도 적어도 트럼프 임기 내에는 불가능한 얘기라고 강조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