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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제철, US스틸 인수 급물살 "공식 승인까진 안심 못해"

트럼프, 기존 반대에서 공식 지지로 입장 선회

일본제철, US스틸 인수 급물살 "공식 승인까진 안심 못해"
미국 펜실베니아 US스틸 공장 전경. 연합뉴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제철의 미국 철강 대기업 US스틸 인수 계획을 공식 지지했다. 당초 반대 입장에서 돌변한 배경에는 약 140억달러(약 19조150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 약속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본제철이 요구한 완전 자회사화가 최종 승인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이는 일본제철과 US스틸 간 계획된 파트너십이며 최소 7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미국 경제에 140억달러를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달 30일에는 US스틸 본사가 있는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다시 한 번 공식 승인 의사를 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인수 구조의 세부 내용은 여전히 불명확하다. 실제 인수 성사를 위해서는 구체적인 조율 작업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내렸던 인수 중단 명령 이후 4월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에 재검토를 지시했고, 최근 해당 보고서를 전달받은 뒤 "안보 우려는 해소됐다"고 판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계획을 발표했을 당시 후보 시절부터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에도 과반 출자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입장이 바뀐 데에는 일본제철이 미국 내 투자액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나선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고율 관세 정책으로 미국 경제에 부담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규모 대미 투자를 자신의 관세 정책 성과로 조기에 부각하고자 하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제철 역시 US스틸 인수를 통해 중국 경쟁사에 필적하는 생산 능력을 확보할 수 있다. 두 회사의 조강 생산량은 2023년 기준 연간 5900만t에 달해 세계 3위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일본제철의 이해관계는 일치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인수 최종 성사 여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에 달려 있다. 일본제철 고위 관계자는 "긍정적인 성명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당사가 제안한 조건이 공식 절차를 거쳐 승인되기 전까지는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바이든 전 대통령의 인수 중단 명령을 철회하겠다는 입장은 내놓지 않은 상태다. 일본제철은 US스틸의 완전 자회사화를 고수하고 있으며 일본 정부도 미국 정부의 최종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 다시 바뀌기 전까지 인수를 마무리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SNS에서 "투자금 대부분은 향후 14개월 내에 집행되며 이는 펜실베이니아주 역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라고 강조했다.
지금으로부터 14개월 후는 2026년 미국 중간선거가 본격화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펜실베이니아주는 미국 대선의 최대 격전지 중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투자 유치를 계기로 경제 정책 성과를 부각해 중간선거 승기를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