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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연임, 국민 뜻 따라..사법개혁, 때가 아냐”

이재명 “대통령 연임, 국민 뜻 따라..사법개혁, 때가 아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25일 대통령 연임제 헌법 개정을 할 경우 재임 중인 대통령도 적용할지를 두고 국민의 뜻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당선돼 개헌을 이뤘을 때 국민의 지지가 있다는 가정 하에 본인부터 연임제를 적용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4년 연임제, 개헌 대통령부터?..李 "국민 용인하기 쉽지 않아"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 공약을 두고 “재임 중 대통령은 적용하지 않는다고 헌법에 쓰여있다”면서도 “과거의 국민이 현재 국민의 의사를 제약한다는 이론적인 이견이 있고, 제 입장은 당연히 국민의 뜻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개헌은 대통령이 주도하는 게 아니라 국민적 합의를 이루는 것이라는 점을 부각하며 “개헌 당시 대통령이 개헌으로 추가 혜택을 받는 것을 국민이 용인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대선 당시 제시했던 중임제가 아닌 연임제를 제시한 이유로는 “8년 간 국정안정성을 보장하고 중간에 평가해 안 되겠으면 교체하는 것이니 중간에 떨어지면 재출마를 허용해선 안 된다”며 “연임이라고 3번, 4번 하려는 거냐 곡해하는데, 걱정되면 1회에 한해 연임한다고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제 외의 개헌 내용으로는 △비상계엄 국회 통제 강화 △대통령 거부권(재의요구권) 제한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 △검찰·경찰·방송통신위원회 등 국회 임명동의 절차 마련 △5·18광주민주화운동 헌법 전문 수록 △감사원 국회 이관 등을 제시했다.

전반적으로 국회의 통제력을 키워 대통령의 권력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특히 계엄 통제와 거부권 제한 등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재임 중 벌어진 사태들에 대한 재발방지책으로 보인다.

국민추천 통합정부 구상..대법원·검찰 개혁은 후순위로
총리 국회추천제의 경우 이 후보가 이날 선언한 ‘국민통합정부’ 구성을 위한 세부방안 중 하나로 읽힌다. 국민통합정부 구상과 관련해 이 후보는 내각을 조각하는 과정에서 인사 원칙으로 △국민에 대한 충직함 △청렴함 △능력 △성별·지역·계층 균형 등을 제시했다. 이를 검증하는 주체를 정부에 더해 ‘국민추천제’를 도입해 대중이 될 수 있게 하는 구상도 내놨다. 다만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하는 정부인만큼 첫 고위공직자 인선은 기존 정부 시스템에 따르고, 추후 국민추천제를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이 후보는 이처럼 개헌과 정부 구성을 통해 국정 안정성을 높이는 데 주력한다는 기조이다. 이에 따라 검찰과 대법원 등을 대상으로 한 사법개혁과 같은 갈등이 첨예한 현안은 뒤로 미룬다는 계획이다.

이 후보는 “검찰개혁과 사법개혁 중요하지만 초기에 주력해서 힘을 뺄 상황은 아니다. 민생경제 회복에 최우선 순위를 둬야 한다”며 “급하지 않은 갈등적 사안에 집중하면 국가적 에너지를 모으기 쉽지 않다.
국정 집행에서 명확하게 정한 원칙은 쉽고 간단한 일부터 최대한 많이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최근 박범계 의원이 대표발의한 대법관 자격요건을 넓히고 증원하는 법안을 두고 “대법원 문제는 장기적인 과제로 당장 매달릴 만큼 여유롭지 못하다. 사법부 문제는 더 이상 논란 일으키지 말라고 했다”며 “비법률가 대법관 개방과 수를 늘리는 건 정치적 논쟁거리가 되면 할 일을 못하는 상황이 벌어져 지금은 때가 아니다”고 일축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