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서울·당진·아산=김윤호 송지원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5일 집권 시 국정운영 종합 청사진을 제시했다. 사법개혁을 비롯한 갈등이 첨예한 과제들은 일단 미뤄두고 저성장과 경기침체로 생존 절벽으로 내몰린 영세 소상공인 살리기 등 민생안정에 올인하겠다는 게 골자이다. 국정 및 민생안정을 위한 준비된 대통령 이미지 부각과 동시에 일각에서 제기한 정치보복이 없을 것이란 의지도 거듭 천명했다. 헌법 개정도 대통령 4년 연임제와 국회 통제권 강화 등 국정 안정성을 제고 방향으로 논의하겠다는 계획이다.
20조 추경·비상경제TF로 '잠재성장률 3%'..국정안정 개헌도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정 집행에서 명확하게 정한 원칙은 쉽고 간단한 일부터 최대한 많이 한다는 것으로, 급하지 않은 갈등적 사안에 집중하면 국가적 에너지를 모으기 쉽지 않다”며 “민생경제 회복에 최우선 순위를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생 회복을 위한 방안으로 새 정부 출범 즉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고 비상경제대응 테스크포스(TF)를 꾸리겠다고 밝혔다.
먼저 추경은 경기침체로 경제적인 고통이 큰 만큼, 기업 지원은 뒤로 하고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으로 채운다는 방침이다. 추경을 조속히 집행해 빠르게 내수를 일으켜 세우는 작업부터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추경 규모는 앞서 20조원 이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TF는 대통령 직접 주도 아래 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중소벤처기업부 등 경제부처의 실무진까지 현안별로 참여시키겠다는 설명이다. AI(인공지능)를 위시해 국제경쟁이 치열한 첨단기술산업에 대해 ‘네거티브 규제’(특정 금지 사항 외에 모두 허용하는 방식)로 전환하는 등 경제성장 방안들을 세부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추경과 TF에 대해 ‘급한 불을 껐다’는 기준을 명확히 내놓진 않았다. 다만 공약을 총괄하는 이한주 민주연구원장과 싱크탱크 역할을 하던 ‘성장과 통합’은 앞서 잠재성장률 3%를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현재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2% 수준이고 6년 내 0%대에 진입한다는 전망이 많다.
기민한 경제정책을 위해 국정 안정성을 높이는 작업에도 나선다. 국민의힘 등 대선에서 경쟁한 정당들과 겹치는 공약들을 추려 우선 추진하고, 대통령 4년 연임제와 국무총리 국회추천제를 비롯한 국회 통제 강화를 담은 헌법 개정도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이로써 이른바 ‘국민통합정부’를 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캐스팅보트'로 꼽히는 충남지역 유세에 나선 25일 기지시 줄다리기의 고장 충남 당진시 당진전통시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국민편 대 기득권편 줄다리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치보복 단절·사법개혁 연기..안정성 부각하며 대세론 지속
반면 검찰과 대법원 등을 대상으로 한 사법개혁, 언론개혁 등 갈등이 첨예하고 시급하지 않은 과제들은 우선순위에 두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수사기관을 동원한 정치보복 우려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이 후보는 “권력을 남용한 정치보복 해악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제가 분열의 정치를 끝낼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가 논쟁적인 현안들을 모두 미뤄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에 방점을 찍은 건 대세론을 이어가기 위한 것으로 읽힌다.
내란세력 심판이라는 구도에도 이 후보의 급진적 성향에 대한 우려로 경쟁후보들의 지지율이 오르자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이날 기자간담회 이후 충남 당진 유세에 나서 “이번 선거는 내란세력이 복귀할지 결정되는 선거”라면서도 “정치보복 의심하는데 바빠서 그럴 시간도 없고 성과 내서 칭찬 받는 게 전문”이라고 외쳤다. 이어 “6월 3일을 기점으로 불안하고 정신없는 시대가 아니라 안정적이고 서로 싸우지 않는 세상이 다시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uknow@fnnews.com 김윤호 송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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