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대선 막판 '하와이 洪' 한마디에… "범보수 단일화 물 건너가나" 시끌시끌[6·3 대선]

홍준표 "이준석 투표, 사표 아닌 미래투자"
이준석 "젊은세대에 투표해달란 뜻" 감사
민주 "단일화 대비" 국힘 "만남 노력 계속"

대선 막판 '하와이 洪' 한마디에… "범보수 단일화 물 건너가나" 시끌시끌[6·3 대선]
당 경선 탈락 이후 미국 하와이에서 정치 휴지기를 갖고 있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사진)이 6·3 대선을 9일 앞둔 25일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로 해석될 수 있는 언급을 내놓으면서 범보수 단일화 구도가 재차 요동치고 있다. 홍 전 시장이 사실상 이 후보를 지지하는 취지의 메시지를 던진 것이란 해석이 뒤따르는 가운데, 홍 전 시장 합류를 위해 특사단까지 보낸 국민의힘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

사전투표가 시작되는 오는 28일까지 범보수 진영의 단일화 셈법이 복잡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준석 후보는 이날 단일화 제안에 거듭 거부 의사를 밝혀 국민의힘과 김문수 후보 측은 갈수록 초조해지는 상황이다.

홍 전 시장은 이날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꿈'에서 "이준석에 대한 투표는 사표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특사단이 홍 전 시장이 머물고 있는 미국 하와이를 다녀간 후 첫 정치적인 메시지이자 마지막 단일화 시한으로 여겨지는 28일을 사흘 앞두고 나온 언급이다.

이준석 후보는 서울 종로구 서순라길 유세에서 기자들과 만나 홍 전 시장에게서 "양당 기득권 정치를 타파하는 것이 국민의 기대다. 그래서 이준석에게 투표하는 것"이라는 별도 메시지를 전달받았다고도 전했다. 사실상 홍 전 시장이 김 후보가 아닌 이준석 후보를 지지하는 메시지라는 해석이다.

이준석 후보는 "두 가지 메시지에 저도 공감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남은 기간 동안 사력을 다해 열심히 뛰겠다. 홍 전 시장이 구현하고 싶었던 정치를 제 정치 안에 담아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완주 의사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국민의힘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측에서도 이 후보를 향한 단일화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 23일 2차 TV토론에서 이준석 후보에게 단일화 의사를 물은 데 이어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단일화가 쌍방 도움이 돼 가능성은 거의 확실하다"며 "민주당은 단일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준석 후보에 대한 국민의힘의 단일화 구애도 멈추지 않고 있다.

김문수 후보는 이날 충남 공주 유세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 후보를 "한 뿌리"라고 표현하면서 만남의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언급했다.
다만 홍 전 시장의 메시지에 대해선 "미래로 보면 투자일 수 있지만 현 시점으로 보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저보다 더 잘 아실 것"이라며 에둘러 비판했다.

이와 관련, 이준석 후보는 "적어도 부정선거 의견이 비슷했던 세 후보 황교안, 김문수, 이재명 후보는 단일화해도 좋다"며 "그 외 나머지 단일화엔 전혀 관심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국민의힘의 반복되는 단일화 요청에 대해서도 "국민의힘이 옆에서 도움 안 되는 얘기를 하지 않았다면 이재명 후보가 40% 초반까지 지지율이 떨어졌을 것"이라며 "단일화 프레임으로 정치를 혼탁하게 하지 말고 이 판에서 빠져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