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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0%대 저성장' 줄줄이 경고... 이달 기준금리 0.25%p 내릴듯

29일 금통위 앞두고 전문가 설문
3명중 2명은 "만장일치로 인하"
추가 인하시점은 8월 전망 많아

한국은행이 오는 29일 기준금리를 25bp(1bp=0.01%p)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0%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연달아 나오는 등 경기침체 우려가 확대된 결과다.

특히 지난달 금리동결 요인으로 작용했던 원·달러 환율도 최근 달러당 1300원대로 내려왔다. 전문가들은 미국과의 관세유예 협상이 종료되는 7월 대신 8월에 한은이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5월 금리인하 9부능선 넘어

파이낸셜뉴스가 25일 국내 거시경제·채권 전문가 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달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연 2.50%로 하향 조정할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10명이었다. 특히 8명은 금통위원들이 만장일치로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금리인하 최대 재료는 경기 하방 압력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1·4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급격한 성장률 둔화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김선태 KB국민은행 연구원도 "경기침체 우려가 커진 만큼 인하 가능성도 커졌다"고 진단했다.

지난 4월 금리동결의 배경이 됐던 환율 부담도 낮아졌다. 허정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어느 정도 안정됐다. 이럴 때 인하해야 한다"며 "하반기 수출이 지속해서 다운텀을 유지할 것으로 보기 때문에 굳이 동결을 주장할 만한 요인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성장률이 예상보다 많이 부진한 상황이고, 외환시장이 조금 안정된 상태다. 한은 입장에서는 성장에 전력투구할 환경이 조성됐다"고 분석했다.

추가 금리인하 시점에 대해서는 '8월'(9명)이라고 답한 전문가들이 제일 많았다. 미국과의 무역협상 불확실성과 가계부채 등 금융 불안정에 끼칠 영향을 고려하면 7월에 금리인하 기조를 한 번 쉬어갈 것이라는 판단이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관세유예가 종료되는 7월까지 미국과의 무역협상에서 환율 변동성이 어떻게 움직일지 지켜봐야 한다"며 "토지거래허가제 이슈로 부동산 쪽으로의 자금 쏠림 현상이 확인된 상태에서 미국의 금리인하가 7월까지 쉽지 않다는 점도 한은의 신중론에 힘을 더하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연간 성장률 0% 진입 우세

올해 경제성장률에 대해서는 절반 넘는 6명의 전문가가 0%대 진입을 예측했다. 내수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미국 관세 리스크로 하반기 수출둔화 조짐이 가시화된 영향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정부의 관세정책 리스크가 완화됐으나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국내 경기는 사실상 침체 수준"이라고 짚었다.

한은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대로 하향 조정할 경우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이어 정부 기관으로서는 두 번째로 0%대 전망을 내놓게 된다.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 등 주요 투자은행(IB) 8곳의 평균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월 말 1.4%에서 4월 말 0.8%로 한 달 새 0.6%p 떨어졌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