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국 서울시 물순환안전국장 서울시 제공
"기후변화라는 심각한 위험 앞에 더 이상 안일한 대비는 통하지 않는다. 서울시는 구조적·비구조적 대책을 모두 동원해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지난 16일 기상청은 수도권에 호우주의보를 발령했다. 오후 4시20분에는 서울 북부 지역과 경기 포천에, 오후 5시에는 서울 서남권이 대상이었다. 호우주의보는 3시간 동안 60㎜의 강수량이 예상되거나, 12시간 동안 110㎜ 이상의 강수량이 예상될 때 발령된다. 아직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지 않은 5월에 이례적인 호우가 내리면서 여름철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22일 만난 정성국 서울시 물순환안전국장(사진)은 "지난해 6~7월 장마 기간 강수량은 평년 대비 약 1.5배 많았고, 시간당 30㎜ 이상의 집중호우 발생 횟수도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나는 등 재난의 강도와 빈도가 심상치 않다"고 우려했다.
서울시는 지난 15일부터 오는 10월15일까지 5개월간 풍수해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전면 가동한다.
정 국장은 "특히 침수 위험이 높은 저지대, 반지하 주택, 지하차도, 하천변 산책로 등 재해취약지역 관리에 행정력을 집중하겠다"며 "관악·동작·영등포구 등 3개 자치구 내 침수 우려 골목길에는 전국 최초로 '반지하 침수위험 경보시설'을 시범 도입한다"고 설명했다.
반지하 침수위험 경보시설은 레이더 센서가 반지하 골목의 수위를 감지해, 침수 위험을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침수 예·경보 발령 시, 각 반지하 주택에는 '동행파트너'가 즉시 방문해 위험 요소를 점검하고 안전한 대피를 지원한다.
정 국장은 "기후위기가 일상화된 지금, 이제는 집중 강우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서울시는 구조적·비구조적 대책을 모두 동원해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침수 위험이 큰 지하차도 98곳은 10㎝ 이상 침수될 경우 즉시 차량 통행을 제한하고, 하천 산책로 역시 예비특보 단계부터 자동경보와 진출입 차단시설을 가동한다. 산사태 취약지역 492곳도 산림청 예보를 바탕으로 사전 대피체계를 운영한다.
정 국장은 "집중호우 시 빗물이 일시에 하천으로 집중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 7곳에 이어 올해 5곳을 추가, 총 12곳의 공원 호수와 연못을 '빗물그릇'으로 활용해 최대 75만7000t의 빗물을 임시 저장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쳤다"고 전했다.
대규모 침수가 발생한 이력이 있는 강남역, 광화문, 도림천 일대 3곳에는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본공사를 연내 착공한다.
이와 함께 기존 하수관로 확장, 빗물펌프장 신설, 저류조 설치 등 구조적 대책도 추진 중이다. 기상청과 핫라인을 구축하고, 시민 안전을 위해 현장 복구지원반, 이재민 구호체계 등 유사시 지원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정 국장은 "침수 우려 지역과 상가 밀집 지역에 빗물받이 관리자 2만2000명을 운영해 배수로가 막히지 않도록 집중 관리하고 있다"며 "시민 여러분도 내 집 앞, 내 가게 앞 빗물받이에 쓰레기나 덮개 등 이물질이 쌓이지 않도록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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