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25일 개전 이후 최대 규모 드론 공습
우크라 전역에서 수십명 사상, 우크라도 반격
16일 포로 교환 협상 완료 직후 대규모 드론 공격
美와 유럽 등에서 러시아 비난 이어져
올해 안에 휴전 어려울 수도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현지 주민들이 러시아의 무인기(드론)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 옆을 지나고 있다.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이달 우크라이나와 약 3년 만에 휴전 협상을 재개했던 러시아가 개전 이후 최대 규모의 무인기(드론) 공격을 감행했다.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서방에서는 일제히 러시아를 비난했으며 일각에서는 올해 안에 전쟁이 끝나지 않는다는 회의론이 고개를 들었다.
미국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유리 이흐나트 공군 대변인은 25일(현지시간) 발표에서 러시아가 이날 수도 키이우 및 전국 각지에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가 총 298대의 이란제 샤헤드 드론과 69발의 미사일 등 총 367기의 공중 전력을 동원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공습이 2022년 2월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후 하루 기준으로 최대 규모였다고 주장했다. 이번 공습으로 키이우에서 최소 4명이 사망하고 16명이 다쳤다. 키이우 서쪽 지토미르주에서는 어린이 3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으며, 서부 흐멜니츠키주에서도 4명이 사망했다. 남부 미콜라이우주에서도 1명이 숨졌다.
우크라이나 측도 이날 즉각 반격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25일 발표에서 우크라이나군의 고정익 드론 110대를 격추하거나 요격했다고 밝혔다. 격추된 드론은 모스크바와 크림반도를 비롯한 13개 지역 상공에서 포착됐다. 물적 피해 및 인명 손실은 보고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에 글을 올려 "러시아의 이런 테러 공격은 새로운 제재를 부과하기에 충분한 사유"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러시아는 전쟁을 질질 끌고 있고 매일 같이 사람들을 죽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언급하고 "미국의 침묵과 전 세계 다른 나라의 침묵은 푸틴을 오히려 부추길 뿐"이라며 "지금 중요한 건 미국과 유럽 국가를 비롯해 평화를 추구하는 모든 나라의 결단"이라고 호소했다.
우크라이나에서 풀려난 러시아 전쟁 포로들이 25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 숄코보에 위치한 치칼로프스키 공군 기지에 착륙해 환호하고 있다.EPA연합뉴스
이번 공습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이달 16일 이스탄불 튀르키예에서 고위급 협상을 진행하자마자 진행됐다. 양측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 2023년 3월에 만난 이후 약 3년 만에 이달 직접 휴전 협상을 진행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양측은 대신 25일까지 1000명의 전쟁 포로 교환을 완료했다. 앞서 안드레이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장은 "포로 교환이 모두 마무리되면 러시아 측과 추가 대화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 전쟁 특사는 25일 엑스에 우크라이나 공습 현장으로 추정되는 사진을 올리고 “밤에 집에 있던 여성, 어린이들을 무차별적으로 살해한 것은 무고한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고안된 1977년 제네바 평화 의정서를 명백하게 위반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공격은 부끄러운 일이다. 살인을 멈춰라. 지금 휴전하라"고 촉구했다.
같은 날 유럽연합(EU)의 카야 칼라스 외교정책위원장도 엑스에 러시아의 공격 의지가 다시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전쟁을 끝내도록 러시아에 국제사회가 최대로 강력한 압력을 가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은 현지 ARD방송과 인터뷰에서 "푸틴은 평화에 관심이 없고 전쟁을 계속하고자 한다"며 "이를 용납해선 안 되며 EU는 추가 제재에 합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멕시코를 방문 중이던 이탈리아의 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외무장관은 평화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이탈리아 매체와 인터뷰에서 "나는 항상 전쟁이 최소한 (올해) 연말까지는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가 산업력을 무기 생산으로 크게 전환했으며 군인은 노동자의 두 배에 달하는 임금을 받고 있다”며 “전장에는 100만명의 군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푸틴을 향한 압박을 2배 늘려야 한다면서 "러시아는 전쟁의 길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화상회의를 하고 있다.타스연합뉴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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