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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물동량, 관세 전쟁 멈추자 반등...회복 낙관은 일러

美中 화물 컨테이너 예약 건수 급증, 관세 전쟁 휴전 영향
화물선 운항 급감한 상황에서 수요 반등으로 운임 상승
90일 휴전 기간은 너무 짧아, 물동량 회복 낙관 어려워

美中 물동량, 관세 전쟁 멈추자 반등...회복 낙관은 일러
21일 중국 장쑤성 렌윈강 항구에서 컨테이너선이 입항하고 있다.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과 중국이 이달 관세 전쟁을 잠시 멈추면서 양국을 오가는 컨테이너 숫자가 급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물동량이 잠깐 반등했지만 증가세가 오래 갈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시장조사업체 비지온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비지온에 따르면 지난 12일 이후 첫 주간 중국에서 출발해 미주지역으로 가는 컨테이너 예약은 229만TEU로 직전 주(91만TEU)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1TEU는 약 6m 길이 화물 컨테이너 1개분의 화물을 의미한다. 다만 한 주 뒤 컨테이너 예약 규모는 137만TEU로 다시 줄어들었다.

지난 2~4월 사이 중국산 수입품에 14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12일 발표에서 오는 14일부터 90일 동안 대(對)중국 관세를 30%로 낮춘다고 밝혔다. 미국에 125%에 달하는 보복 관세를 부과했던 중국 역시 같은 기간 10%의 관세만 받기로 했다.

양국을 오가는 물류 규모는 관세 전쟁으로 무역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급감했다. 지난 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항 항구의 진 세로카 전무는 현지 CNN 방송을 통해 항구에 입항하는 화물선 숫자가 "이번 주에는 전년 동기 대비 약 35%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달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한 화물선 80척 가운데 20%는 취소됐고, 6월에 도착 예정이던 13척도 이미 취소됐다고 설명했다.

물류 업체들은 양국이 관세 전쟁을 잠시 멈추자 서둘러 화물선 확보에 나섰다. 15일 영국 해운컨설팅업체 드류리가 발표한 세계 컨테이너지수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에서 미국 LA까지의 1FEU(약 12m 길이 컨테이너 1개 분량 화물)당 운송 비용은 발표 당일 기준 전주 대비 16% 상승한 3136달러(약 430만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큰 상승률이다. 중국 상하이에서 미국 동부 뉴욕까지의 운송비는 19% 상승한 4350달러였다.

WSJ는 해운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해운사들이 관세 전쟁 이후 미국과 중국 노선 운항을 줄인 상황에서 수요가 증가한 탓에 운임이 치솟고 있다고 진단했다. 익명의 아시아 지역 물류 업계 임원은 다른 노선에 투입했던 선박을 복귀시키는 데 몇 주일이 걸릴 수 있다며 "향후 90일은 상당히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WSJ는 물류 수요가 잠시 반등했지만 물류량 회복을 낙관하기는 이르다고 분석했다.
많은 업종의 경우 신규 주문 후 제품을 인도받기까지에는 90일간의 유예 기간이 너무 짧기 때문에 주문을 급하게 늘릴 경우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유예 조치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높은 관세가 남아있으며 미국의 소비 심리도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세계 최대 해운 선주단체인 빔코(BIMCO)의 닐스 라스무센 수석 애널리스트는 "관세 유예가 있다고 해서 그게 갑자기 물동량 급증으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