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한마디에 '엎드려 뻗친' 교인들
"너희 때문에 나라가 망해" 6.3 대선 앞둔 주말 신도들 동원 강조
사진=유튜브 전광훈 TV 영상 캡처
[파이낸셜뉴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교인들에게 고문성 강제 행위 자세를 강제하는 등 성범죄를 운운하며 폭언을 남발했다.
26일 전 목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전광훈TV’에 따르면, 지난 22일 올라온 ‘전국 총동원 자유마을 대회’ 영상에서 교인 10여 명은 전 목사의 지시에 따라 엎드려뻗쳐를 한 채 머리를 박고 두 손을 뒷짐졌다.
영상에서 전 목사는 교구 지역 대표들을 단상으로 부른 뒤 “지금이 전쟁 상황인지도 모르고 (중략) 야전삽으로 빠따(때리는 도구를 일컫는 비속어)부터 쳐야 한다. 군기가 빠졌다. 아직도 시대가 뭔지를 모르는 거야”라며 “(집회 참여자를) 100% 다 데려온 사람은 들어가고, 나머지는 좌우로 정렬. 대가리를 박는다, 실시”라고 지시했다.
이어 “언제까지 (내가 당신들을) 꼬라박도록 하냐? 밤새도록. 왜?”라며 “너희 때문에 나라가 망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6.3 대선을 앞둔 주말 집회에 신도들을 동원하겠다’는 확답을 받은 뒤 가혹 행위를 멈췄다.
그러면서 전 목사는 “최고의 위기가 왔다. 체제가 북한으로 넘어가게 돼 있단 말이다. 여러분이라도 정신 바짝 차려서 국민을 계몽해야 한다”며 “(안 그러면) 차라리 그냥 북한으로 가든지. 김정은한테 성폭행당하든지”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선에서 실패하면 여러분부터 북한으로 내가 추방시켜 버릴 것”이라며 “김정은한테 성폭행당하게”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전 목사의 관계가 다시 주목을 받는 가운데, 전 목사는 김 후보에 대해 “문재인하고 싸우려고 운동을 4년 같이 했기 때문에 나하고 전화도 안 하고 교감을 안 해도 내 생각을 너무 잘 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 승리 후 전 목사와 교류하지 않고 있다며 연대설을 부인했다.
다만 지난 8일 김 후보는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전 목사에 대해 “밖에서 나라 위해 기도하고, 희생하는 분들을 제대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며 “만약 기독교 교회 목사들, 이 성도들이 없었다면 과연 이 나라 자유민주주의를 지탱할 수 있을까”라며 옹호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극우와의 결별을 선언하라”고 목소리 높였다.
한민수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25일 서면 브리핑에서 “전 목사가 최근 자유마을의 지역책임자들에게 머리를 박게 하는 영상이 공개되며 국민께 충격을 주고 있다”며 “정해진 동원 인원을 채우지 못했다고 가혹행위를 시키는 전광훈의 모습은 광기와 기괴함 그 자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는 지난 2차 텔레비전 토론에서 김 후보에게 전 목사와의 관계를 청산할 것인지 물었지만 답하길 거부했다”면서 “김 후보는 국민께서 빛의 혁명으로 지켜낸 민주공화국을 다시 윤석열과 전 목사에 바칠 셈인가”라고 비판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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