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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파월, 트럼프 대학 정책에 쓴 소리? "민주주의 지켜야"

美 연준 파월 의장, 모교인 프린스턴대 찾아 졸업식 연설
대학생이 "민주주의 지켜야" 강조
최근 트럼프 vs 아이리비그 갈등 의식한 발언으로 추정

美 연준 파월, 트럼프 대학 정책에 쓴 소리? "민주주의 지켜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토마스 라우바흐 리서치 컨퍼런스에서 연설하고 있다.EPA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앞서 기준금리 인하 문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충돌했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이번에는 트럼프 2기 정부의 대학 정책에 대립하는 듯한 목소리를 냈다. 그는 대학생들이 민주주의를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파월은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프린스턴의 프린스턴 대학을 방문해 졸업식 축하 연설을 했다. 같은 학교 출신인 파월은 연설에서 "우리는 과학 혁신, 경제 역동성 등 많은 면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고, 미국 대학들은 세계의 부러움이며, 중요한 국가 자산"이라고 말했다.

파월은 “모든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 말고, 민주주의를 지키고 강화하며, 미국을 세운 선조들이 품었던 이상에 한 발짝 더 다가가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위대한 민주주의가 세워진 지 250년 동안 수많은 세대가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태어났다’는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책임과 사명을 다해 왔다"며 "이제 여러분의 차례"라고 강조했다.

미국 대학가의 반(反)유대주의 근절 및 다양성 교육 중단을 요구하는 트럼프는 올해 들어 하버드 대학을 비롯한 주요 미국 명문 ‘아이비리그’ 대학들과 충돌했다. 트럼프 2기 정부는 지난달 1일 아이비리그 소속 대학 가운데 4번째로 프린스턴대로 향하는 연방 기관 지원금 지급을 중단했다. 크리스 아이스그루버 프린스턴대 총장은 지원금 중단 발표 당일 반유대주의 근절을 위해 정부와 협력하는 동시에 "학문의 자유와 대학의 적법 절차 권리를 강력히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학들 가운데 트럼프와 가장 격렬하게 부딪치는 곳은 하버드대다. 트럼프 2기 정부는 각종 지원금 삭감에 이어 지난 22일에 유학생 및 교환 방문자 프로그램(SEVP) 인증을 취소하는 등 대학의 외국인 학생 등록 자격을 박탈했다. 하버드대는 즉시 소송을 제기했으며 미국 매사추세츠주 연방법원은 23일 하버드대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현재 SEVP 인증 취소 효력은 일단 중단되었다. 트럼프는 25일에도 트루스소셜을 통해 하버드대가 외국인 학생의 이름과 국적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지 매체들은 파월이 이미 트럼프 2기 정부와 대립하는 가운데 이러한 발언을 내놨다고 지적했다. 2017년 트럼프 1기 정부 당시 트럼프에 의해 임명된 파월은 트럼프의 기준 금리 인하 요구를 꾸준히 거부했다. 파월은 지난 7일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3번째 금리 동결을 발표하면서 “대통령의 금리 인하 요구는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업무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지표와 전망 등을 고려한다고 말했다.
이에 지난해 선거 운동부터 파월을 비난했던 트럼프는 8일 소셜미디어 게시글에서 “너무 늦는 제롬 파월은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라고 주장했다.

美 연준 파월, 트럼프 대학 정책에 쓴 소리? "민주주의 지켜야"
지난 2017년 11월 2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뒤를 지나가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