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버스노조 각 지부가 지난 14일 오전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덕수궁 쪽 인도에서 서울시 규탄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오는 28일 파업을 예고한 서울시 시내버스 기사들이 서울시와 사측에 임금교섭 재개를 요청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고임금으로 인해 사업비·세금 부담을 토로하는 서울시·사측에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지난 대법원 판례에 따라 상여금을 포함하는 통상임금에 대해 교섭을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은 26일 성명서를 통해 "사람을 더 많이 뽑고, 한 사람이 일하는 시간을 줄이면 임금이 줄어 들테지만 (버스기사를) 하겠다는 사람은 없다"며 "(버스기사 직종이) 박봉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시와 사측인 운송조합은 버스기사들의 평균 연봉이 6200만원에 이를 정도로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노조측은 "남들처럼 주 5일을 근무하면 30년을 근무해도 연봉이 5400만원 수준"이라며 "정년이 넘어가면 그보다 훨씬 적은 임금을 받고 최저임금 수준으로 임금을 받는다"고 반박했다.
이어 "사업주들이 부풀려 발표한 연봉 6200만원은 우리가 남들과 같은 삶을 포기하고 연장 근로일을 추가해야 받을 수 있는 돈"이라며 "하는 일에 비해 급여는 박봉이고 책임져야 할 일은 많기 때문이다. 전문 인력으로 분류돼 있지만 그에 대한 대접은 못 받는다"고 주장했다.
서울시가 발표한 '버스기사 임금 인상률이 공무원 대비 50% 이상 높다'는 지적에도 강하게 맞섰다. 서울시에 따르면 2004년 서울 시내버스 준공영제 시행 이후 2005~2024년 시내버스 기사의 임금은 연평균 3.43%씩 오른 반면 공무원 임금은 평균 2.27% 올랐다는 것이다.
노조측은 "공무원 임금 인상률이 서울 시내버스 기사에 못 미쳐서 부러워한다면 공무원 그만두고 서울 시내버스 기사를 하면 될 일"이라며 "대환영하겠다"고 말했다.
노조는 상여금의 통상임금 반영을 전제로 기본급 8.2% 인상안을 제시하고 있다. 기존 임금체계를 유지하는 가운데 인상률의 폭을 정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서울시와 조합은 임금체계 개편을 선결과제로 내걸고 있다.
양측 모두 통상임금 문제를 두고 양보 없는 협상을 이어가는 중이다. 오는 27일 자정까지 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노조측은 '운행 중단' 수준의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노조는 "우리 서울 시내버스 노동자들은 헌법과 법률을 무시하는 사업주와 서울시의 행태를 바로잡기 위해 법원과 고용노동부의 판단을 구하기로 결정했다"며 "단체교섭을 회피하고 통상임금을 포기하라는 부당한 요구는 법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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