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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빨대 강제, 플라스틱 빨대 생산 기업에 피해 줬다"...사실일까 [대선 팩트체크]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 23일 발언
"종이빨대가 탄소 배출 더 많다" 결과 존재
"플라스틱 기업, 규제로 피해 입었어" 발언
정확히 맞는 사실이라고 보기는 한계 있어

"종이빨대 강제, 플라스틱 빨대 생산 기업에 피해 줬다"...사실일까 [대선 팩트체크]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가 26일 오전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BJC) 초청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실제로는 종이빨대가 플라스틱 빨대보다 탄소 배출이 더 많고 인체에도 해롭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런데도 대통령의 고집으로 종이빨대를 강제하더니 플라스틱 빨대 생산 기업은 피해를 입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가 지난 23일 열린 2차 대선 TV토론에서 "카페에 가보면 종이빨대가 있다"며 한 발언이다. 과연 사실일까.

28일 환경부 및 업계에 따르면 종이빨대가 생산부터 폐기까지 플라스틱 빨대보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4.6배 많고 토양 산성화 정도 2배, 부영양화 물질 배출 4만4000배 이상 많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와 관련, 전국종이빨대협의회는 "국내에서 사용되는 종이빨대용 코팅제는 생분해된다. 독성과 미세 플라스틱이 없다"는 입장이다.

물론 해당 연구 결과가 해외 사례를 분석한 것인 데다 환경부가 직접 나서 "국내 생산 종이빨대와는 무관하다"고 했지만 연구 결과가 있다는 것 자체는 사실이다.

다만 이 후보의 "대통령의 고집으로 종이빨대를 강제하더니 플라스틱 빨대 생산 기업은 피해를 입었다"는 발언은 정확히 맞다고 보기 어렵다. 전문적으로 '플라스틱 빨대'만 생산하는 국내 기업은 거의 없고, 따라서 폐업한 기업의 원인이 플라스틱 빨대에만 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프라스틱공업협동조합연합회 관계자는 "국내에 플라스틱 빨대만 하는 곳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대부분 용기 등 플라스틱 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곳에서 빨대 사업도 같이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플라스틱 빨대) 전체 시장이 원래 크지 않았고, (정부의 플라스틱 빨대 금지 유예 방침이) 플라스틱 기업들에 크게 타격을 줄만큼 중대한 상황은 아니었다고 본다"고 전했다.

오히려 플라스틱 빨대 생산 기업보다는 종이빨대 생산 기업의 피해가 더 큰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초 기준 전국 종이빨대 생산 기업 19곳 가운데 63.2%에 해당하는 12곳은 종이빨대 생산을 중단했다. 이들은 모두 정부의 '플라스틱 빨대 금지 조치'가 나온 2018~2023년 세워진 회사들이다. 앞서 정부는 2018년 플라스틱 빨대를 규제하겠다고 발표했다가 2022년, 2023년 두 차례에 걸쳐 연기한 바 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재고 소진 등에 어려움을 겪으며 정식 폐업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 대출을 통해 대출 이자를 버티는 곳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플라스틱 업계 관계자는 "기존 업체들은 플라스틱 빨대 비중이 낮아지면 용기 등 다른 물건 비중을 높일 수라도 있지만 종이빨대 전문 업체는 헷징(위험 회피)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종이빨대 업체들의 어려움이 더 컸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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