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원·달러 환율이 26일 1360원 중반대로 떨어지며 7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럽연합(EU)에 대한 미국의 추가 고율 관세 예고에 달러 지수가 급락한 데다 미국의 아시아통화 절상 요구 경계에 따른 원화값 상승이 더해진 영향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 거래일 대비 11.2원 내린 1364.4원에 마감했다. 지난해 10월 15일(1355.9원) 이후 7개월 만에 최저다.
이날 환율은 전일 대비 6.6원 내린 1369.0원에 개장한 뒤 1371.0원까지 올랐지만 이내 1360원대로 떨어지며 낙폭을 키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달러 가치가 급락하며 원·달러 환율을 끌어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25일(현지시간) 저녁 8시 20분 기준 99.02를 기록했다. 2023년 12월 이후 가장 낮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서비스 ‘트루스소셜’을 통해 "오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으로부터 EU 관련 50% 관세 부과 시한을 연장해달라는 전화를 받았다"며 "나는 7월 9일로 연장하는 것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는 모든 아이폰에 대해 25% 관세 부과도 예고했다.
위재현 NH선물 연구원은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EU에 50% 관세 부과를 언급하며 달러 매도 심리를 가속화하고 있다"며 "협상 기간을 7월 9일로 연기한다고 했으나 최근 외환시장에 만연한 약달러 심리에 반등 여력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도 "과격한 관세 등 트럼프 정책 리스크와 미국 재정악화 우려로 달러 약세 우위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에도 약달러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이 1300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달러화는 고평가 상태로 보이며 FDI 유입 모멘텀 둔화와 미 연방준비제도의 완화 스탠스가 달러 고평가 해소에 일조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장 환율 협상을 둘러싸고 원·달러 환율 하락 분위기가 존재한다"며 올해 4·4분기 평균치 1350원, 하단으로는 1300원을 제시했다.
조용구 연구원은 "주요 경제국의 성장 모멘텀 측면에서 달러화가 추세적으로 강해지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원·달러 환율은 기존의 달러인덱스 추이를 감안할 때 1300원 하회도 가능한 수준"이라고 내다봤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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