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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주1회 투약 고인슐린증 치료 새 지평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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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15136' 임상 2상 중간결과 공개해
덴마크서 개최된 학술대회 포스터 발표

한미약품, 주1회 투약 고인슐린증 치료 새 지평 연다
지난 11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유럽소아내분비학회(ESPE) 및 유럽내분비학회(ESE) 공동 학술대회에서 에페거글루카곤에 대한 임상 2상 중간 분석 결과를 영국 연구자인 안토니아 다스타마니 박사가 발표하고 있다. 한미약품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미약품이 세계 최초 주 1회 투여 제형으로 개발 중인 선천성 고인슐린증 치료 혁신신약 ‘에페거글루카곤(HM15136)’의 임상 2상 중간 결과를 공개하며 희귀질환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유럽소아내분비학회(ESPE)와 유럽내분비학회(ESE) 공동 학술대회에 참가해 ‘에페거글루카곤’의 임상 2상 중간 분석 데이터를 구두 및 포스터를 통해 발표했다고 26일 밝혔다.

에페거글루카곤은 선천성 고인슐린증(CHI)을 적응증으로 개발 중인 신약이다. 이 질환은 인슐린이 비정상적으로 과다 분비돼 생명을 위협하는 저혈당을 유발하는 희귀질환으로 출생 직후부터 증상이 나타나며 치료가 늦어지면 심각한 뇌 손상까지 초래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2만5000~5만명당 1명꼴로 발병하며, 미국과 유럽에서는 매년 약 300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현재까지 승인된 치료제가 존재하지만 치료 반응이 제한적인 특정 유전자형에만 나타나고 심각한 부작용으로 인해 많은 환자들이 췌장 절제술까지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한미약품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주 1회 투여로 저혈당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에페거글루카곤을 개발 중이다.

이번 임상 2상 중간 분석은 영국, 미국, 한국 등 5개국에서 진행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진호 교수가 참여하고 있다. 연구 대상은 코호트 1에 등록된 8명의 환자이며, 8주간 치료 후 안전성, 내약성, 약동학, 유효성을 평가했다.

중간 분석 결과 에페거글루카곤은 안전성과 내약성이 우수했고 부작용으로 인해 치료를 중단한 사례도 없었다. 생체 징후, 심전도, 안전성 실험실 검사 등에서도 이상 소견은 나타나지 않았다.

주당 저혈당(70mg/dL 미만) 및 심각한 저혈당(54mg/dL 미만)의 발생 빈도와 시간이 각각 72.3%, 87.5% 감소하는 등 탁월한 유효성도 입증했다.
약물의 평균 반감기 역시 89시간으로, 주 1회 투약이라는 제형의 타당성도 확인됐다.

연구를 진행한 영국 그레이트 오몬드 스트리트 병원의 안토니아 다스타마니 박사는 “에페거글루카곤은 저혈당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하루빨리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제공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문희 한미약품 GM임상팀장은 “에페거글루카곤은 현재 임상에서 매우 고무적인 결과를 보이고 있으며 치료 접근성이 낮고 부작용 우려가 큰 기존 치료제와 달리 획기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글로벌 희귀질환 환자들에게 삶의 질 개선과 희망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