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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천의 암각화' 오는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울산 '들썩'

유네스코 자문기구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 입장 발표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에 대해 등재 권고
오는 7월 파리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최종 발표 전망

'반구천의 암각화' 오는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울산 '들썩'
울산시가 반구천 암각화의 아름다움을 촬영한 사진 자료. 울산시 제공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반구천의 암각화가 인간의 창의성으로 빚어진 걸작이라는 등재 기준을 충족한 것은 한반도 선사 문화의 예술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가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에 대해 등재 권고 판단을 내렸다는 소식이 26일 전해지자 울산시민들이 환호했다. 울산시는 입장문을 내고 세계유산으로 등재가 결정되는 그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등재 권고를 받은 세계유산은 이변이 없는 한 등재되기 때문에 오는 7월 6∼16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가 등재 무대가 될 전망이다.

반구대 암각화가 세계유산에 등재되면 지난 2010년 국가유산청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신청 잠정 목록에 올린 지 15년 만에 결실을 보게 되는 셈이다.

울산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와 울주군 두동면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는 ‘반구천의 암각화’(Petroglyphs along the Bangucheon Stream)라는 통합 명칭으로 등재가 신청됐으며 지난해 5월 말 이코모스가 현장 실사를 통해 최종 평가를 마쳤다.

'반구천의 암각화' 오는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울산 '들썩'
반구천의 암각화 유산 구역. 사진 가운데 반구대를 중심으로 왼쪽이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가 위치하고 오른쪽에 반구대 암각화가 있다. 빨간색 선 안에 흐르는 물길이 반구천이다.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는 지난 1970년 12월 24일 동국대학교 문명대 교수팀에 의해 발견됐고, 이후 1년 뒤 반구대 암각화가 발견됐다. 울산시 제공
'반구천의 암각화' 오는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울산 '들썩'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 울산시 제공

반구대 암각화는 지난 1971년 12월 당시 동국대학교 문명대 교수팀에 의해 발견됐다.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는 이보다 1년 앞서 같은 문명대 교수팀이 발견했다.

반구대 암각화는 현재 풍화에 따른 훼손이 가속화되고 있다. 발견되기 6년 전인 1965년 12월 대곡천 하류 지점에 건설된 사연댐으로 인해 많은 비가 내릴 때마다 불어난 댐 수위로 물에 잠기기 때문이다.

암각화를 물에서 건져내기 위한 노력이 이어졌지만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암각화 주변에 차수벽을 설치하는 방안부터 생태 제방 구축, 터널 형태로 물길 변경, 카이네틱 댐(가변형 임시 물막이) 설치 등이 시도됐지만, 모두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거나 오히려 암각화 주변 경관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로 무산됐다.

결국 사연댐 수위를 조절해 침수를 막는 미봉책에 의존했지만, 암각화는 매년 일정 기간 수몰되고 그 때문에 훼손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국가유산청과 울산시는 사연댐 수위를 낮게 유지하고자 여수로에 수문 3개를 설치하는 사업을 현재 진행 중이다.

사연댐 수위를 낮추면 울산의 식수원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 그 부족분은 경북 운문댐 물을 끌어와 충당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반구천의 암각화' 오는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울산 '들썩'
사연댐 수위가 올라가면서 침수된 반구대 암각화. 울산시 제공

울산시는 세계유산 등재에 대비해 반구천의 암각화 일원에 대한 종합 정비 계획 수립용역에 최근 착수했다.
정비 계획이 마련되면 반구천의 암각화 일원을 보존 중심의 관리 체계로 전환하는 동시에 지속 가능한 관광자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세계암각화센터 건립, 탐방로 조성 등 암각화 일원을 역사관광 명소로 만들기 위한 사업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종합 정비 계획 수립을 통해 국내외 학술 연구, 보존 기술 적용,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 등을 도모할 것이다"라며 "울산이 세계를 대표하는 선사시대 유적지로 각인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