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철 병무청장, 본지 기고
-사회적 책임 고갱이 중 하나 '신성한 병역의무'
-병무청, 2017년부터 병적별도 관리제도 운영 '성과'
-연예인, 공직자 및 자녀, 스포츠인, 방송인 등 유명인사 병역과정 철저 관리
-金 청장 "진정한 명예는 책임을 다해야"
[파이낸셜뉴스]
김종철 병무청장
책임이 없는 권리는 빛이 바랜 명예와 같다. 진정한 사회지도층과 공인은 권리만 누리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의 무게를 감당해야 하는 사회적 책임이 뒤따른다. 이러한 사회적 책임 가운데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병역이다. 따라서 병역에는 예외가 있어서는 안 되며, 병역의 가치를 존중하고 이를 중요한 사회적 덕목으로 정착시키는 분위기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특히 사회적 영향력이 큰 사람일수록 그 책임과 의무를 모범적으로 실천하려는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과거 로마 제국의 귀족들은 전쟁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전장에 나섰으며, 자신들이 누리는 로마 시민의 권리를 사회적 의무 수행의 대가로 여겼다. 귀족 신분은 단순한 특권이 아니라 사회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자긍심의 원천이었다. “귀족은 의무를 갖는다”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정신을 몸소 보여준 것이다.
우리 역사 속에서도 이러한 정신을 실천한 사례는 많다. 신라시대 화랑들은 지도층 청년들로 구성되어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앞장서서 싸웠다. 일제강점기에는 안중근 의사와 이회영 선생 등 선열들이 국가를 위해 자신의 삶과 재산을 바쳤다. 그들에게 희생과 헌신은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책임과 명예의 문제였다. 이러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정신은 오늘날 병역의 가치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병무청은 지난 2017년부터 사회적 관심을 받는 인물들의 병역이행과정을 철저히 관리하는 ‘병적 별도 관리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고위공직자와 그 자녀, 체육선수, 대중문화예술인, 고소득자 등을 대상으로 병역이행 과정을 투명하게 점검하여 공정성을 강화하는 제도이다. 또한, 1999년 제정된 ‘병역공개법’을 통해 고위공직자와 그 자녀의 병역이행 현황을 국민에게 공개함으로써 사회적 신뢰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우리 사회의 병역문화는 점차 변화하고 있다. 공직자 등의 병역이행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방송계에서도 병역이행 여부가 인물평가의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군필 연예인’이라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로 병역을 성실히 수행한 사람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병역은 단순한 의무를 넘어 우리 공동체가 함께 지켜야 할 중요한 가치다. 특히 사회적 영향력이 큰 고위공직자와 그 자녀, 연예인 등이 솔선수범할 때, 그들의 모범적인 태도는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고 병역이행의 자긍심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병역의무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성실히 수행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명예와 자긍심의 표현이다.
모든 국민이 병역의 가치를 존중하고 성실한 병역이행을 예우할 때, 우리는 더욱 단단하고 자랑스러운 사회로 나갈 수 있다. 병역이행의 헌신과 희생은 시대를 초월하는 가치이다. 진정한 명예는 책임을 다하는 데서 비롯된다.
정리=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이 시간 핫클릭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