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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상장사 실적 4년 연속 사상 최고, 트럼프 관세에 올해는 "글쎄..."

3대 메가뱅크 모두 사상 최고 이익, 해운업·화학·전자 호실적
올해는 트럼프 관세·경기 위축·엔고 변수

日상장사 실적 4년 연속 사상 최고, 트럼프 관세에 올해는 "글쎄..."
일본 도쿄 긴자 거리. 연합뉴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상장사의 2025년 3월기(2024년 4월~2025년 3월) 순이익이 전기 대비 10% 증가한 52조1352억엔(약 501조2500억원)을 기록, 4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업종별로는 전 36개 업종 중 약 70%인 26개 업종에서 손익이 개선됐다. 특히 비제조업이 제조업의 부진을 상쇄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다만 올해는 미국 관세 정책과 엔저 효과가 둔화해 기업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시장에 상장된 1072개사의 67%에 달하는 기업의 손익이 개선됐다.

비제조업 순이익은 29조8267억엔으로 20% 증가해 제조업의 2% 감소(22조3085억엔)를 상쇄했다. 매출총이익률은 6.4%로, 글로벌 금융위기 전인 2008년 3월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은행이 약 1조4000억엔 늘며 증가액이 가장 컸다. 3대 메가뱅크가 모두 사상 최고 이익을 달성했다. 보유주 매각 확대와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수익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보험도 약 8600억엔 증가하며 호조를 보였다.

해운업 역시 약 6000억엔의 이익 증가를 기록했다.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운항일수 증가와 운임 상승, 자동차선 수요 확대가 실적을 끌어올렸다. 상선미쓰이의 에너지 사업 부문이 호조를 보였고, 화학제품 운반선도 해외 자회사 실적이 기여했다. 통신업에서는 소프트뱅크그룹이 4기 만에 흑자 전환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제조업 중에서는 전자기기가 돋보였다. 생성형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에 따른 반도체 특수가 실적을 이끌었다. 도쿄일렉트론은 순이익이 50% 증가했고, 어드반테스트는 2.6배로 늘었다. 후지전기도 전원 시스템 호조에 힘입어 사상 최고 이익을 기록했다. 화학, 기계 등도 증익했다.

반면 자동차 및 부품, 철강 업종은 부진했다. 자동차 업종은 순이익이 약 6조3450억엔으로 여전히 가장 컸으나 전기 대비 22% 감소해 약 1조7600억엔의 감익이 발생했다. 엔저 효과가 약화된 데다 미국과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 고전했다. 닛산자동차는 6708억엔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도요타자동차는 4% 감소한 4조7650억엔의 순이익을 올렸다.

철강은 중국 내수 부진에 따른 저가 중국산 유입으로 해외 시황이 악화됐다.
국내 건설 수요도 자재비 상승과 인력난으로 정체됐다. JFE홀딩스는 순이익이 절반으로 줄었다.

닛케이는 "많은 기업들이 트럼프 관세 정책으로 인한 비용 상승과 경기 위축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며 "수출 기업을 중심으로 환율을 실제보다 엔고 방향으로 설정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