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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M 품에 안긴' 에코비트, 두 달만에 3800억원 조달 [fn마켓워치]

[파이낸셜뉴스] 국내 최대 폐기물 처리 사업자 에코비트가 사모펀드 품에 안긴 이후 국내 자본시장에서 공격적인 자금조달 행보를 보이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코비트는 최근 두달 사이 총 3800억원어치의 시장성 조달에 나섰다. 에코비트는 지난 26일 1000억원 규모 사모채 3년물을 강제상환옵션을 내걸고 발행에 나섰다.

금리는 연 3.51%에 결정됐다. 강제상환옵션은 '신용등급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질 경우 조기에 원금을 상환한다'는 일종의 특약이다. 통상 강제상환옵션은 신용등급이 2단계 내지 3단계 이상 떨어질 경우에 발동된다. 투자심리를 끌어모으기 위한 '당근책'이지만 기업들의 존립을 위협하는 리스크가 되기도 한다. 회사의 신용등급은 A+ 수준이다.

또 같은 날 1년 만기 장기 기업어음(CP) 8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이달 26일 발행한 CP 만기는 내년 22일이다. CP는 통상 1년 미만으로 발행하는 단기채다. 만기가 1년 이상이면 투자위험 내용을 담은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다만, 회사채처럼 수요예측을 진행할 필요가 없어 투자위험 등을 고지할 부담은 줄어든다.

앞서 회사는 지난 3월 12일 공모 시장에서 회사채 약 2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2년·3년물로 표면이자율은 약 연 3.3% 수준이다. 에코비트는 두 달 여만에 회사채, CP 시장에서 총 38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연 3%대 금리에 조달한 셈이다.

회사 측은 "이번 조달 자금은 기존 금융기관 차입금 차환에 쓰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에코비트는 지난해 최대주주가 태영그룹의 티와이홀딩스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에서 IMM프라이빗에쿼티와 IMM인베스트먼트가 만든 IMM 컨소시엄으로 교체됐다. IMM컨소시엄이 에코비트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주인 교체 후 시장성 차입이 적극적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문제는 높은 배당성향에 대한 부담이 여전하다는 점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에코비트의 높은 배당성향은 동사 재무안정성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하여 왔다"면서 "최대주주가 IMM컨소시엄으로 변경된 이후에도 배당 등을 통해 동사에 재무적 부담이 전가될 가능성은 상존하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곡사옥 매각, 토지 재평가 등을 통한 자본 확충 계획 존재하나 향후 배당정책·자금지원 등 지배주주 관련 자금소요가 재무안정성에 변수로 작용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