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은행, 더존비즈온과 손잡고
전국 비대면 ‘중기 특화은행’ 추진
광주銀·토뱅 공동대출 1兆 눈앞
지방은행들이 지역경기 침체로 인한 실적부진의 늪을 탈출하기 위해 디지털뱅크를 꺼내 들었다. 연체율이 치솟고 실적마저 인터넷전문은행에 추월당하자 생존전략으로 디지털뱅크를 통해 전국 단위로 대출을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신한금융그룹 계열사인 제주은행은 300만의 중소기업·소상공인 데이터를 보유한 더존비즈온과 손잡고 전국을 겨냥한 '소상공인·중소기업(SOHO) 특화은행'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비대면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 대출 시장을 시중은행이나 인터넷전문은행보다 2년 먼저 선점하면 수익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전략적인 판단이다.
광주은행이 지난해 토스뱅크와 손잡고 출시한 '공동대출'은 1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공동대출'이 지방은행의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 잡으면서 '전북은행·카카오뱅크' '부산은행·케이뱅크' 등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의 공동대출 동맹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방은행의 올해 1·4분기 당기순이익은 일제히 뒷걸음질쳤다. 지방은행 1위 BNK부산은행은 1년 새 순이익이 31.6% 급감했고 BNK경남은행은 31.4%, 광주은행 8.6%, 전북은행 8.7%, 제주은행은 33.2% 줄었다.
건전성 지표도 마찬가지다. 부산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해 1·4분기 0.44%에서 올해 1·4분기 1.10%로 급등했고, 경남은행은 같은 기간 0.46%에서 0.82%로 뛰었다. 광주은행은 0.54%에서 0.79%로 상승했고, 제주은행은 1.66%를 찍었다.
이에 지방은행들은 디지털뱅크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대출을 전국으로 확대하면 대출자산도 성장하고 대출의 질도 개선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제주은행은 30여명 규모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제주은행의 디지털뱅크 전환 작업에 착수했다. 늦어도 내년 1·4분기 안에 비대면 기업금융 상품 라인업을 구축해 전국 중소기업, 소상공인에게 맞춤형 기업대출을 제공한다는 목표다.
제주은행 관계자는 "2~3년 뒤 은행들의 기업대출 격전지는 소상공인, 소상공인 법인 시장으로 이 시장을 2~3년 먼저 선점하는 것이 우리 목표"라고 말했다.
광주은행과 토스뱅크가 지난해 8월 금융권 최초로 출시한 공동대출 공급액은 다음 달 1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공동대출은 지방은행의 자금력과 여신상품 개발 및 운영 능력, 인터넷은행의 디지털 플랫폼 기술과 고객 접근성 등을 결합한 대표적인 상생모델이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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