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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기업호감도 역대 최고, 족쇄 풀면 더 높아질 것

경제기여·일자리 창출 긍정 평가
규제개선, 파격지원 약속 지켜야

[fn사설] 기업호감도 역대 최고, 족쇄 풀면 더 높아질 것
대한상의 기업호감도 조사

기업에 대한 국민 호감도가 올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저성장 터널에 갇힌 한국 경제를 끌어갈 힘은 기업에서 나온다는 인식을 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이럴 때일수록 기업이 분연히 일어나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정책적 뒷받침을 적극 해줘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7일 발표한 '2025년 기업호감지수(CFI)'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 기업 호감도는 100점 만점에 56.3점이다. 조사를 처음 실시한 지난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점수다. 호감 기준선인 50점도 3년 연속 웃돌았다. 호감 가는 이유로 '국가 경제에 대한 기여'(40.8%)를 꼽은 이들이 가장 많았다. 아울러 일자리 창출(26.5%), 사회적 공헌 활동(11.8%),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확산(9.2%) 등을 높이 평가했다. 기업에 바라는 과제로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39.7%), '근로자 복지 향상과 안전한 근로환경'(31.7%)을 주로 요구했다.

국내에선 반기업정서가 팽배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 주목을 받으면서 호감도는 지속적으로 개선됐다.

특히나 올해 역대 최고치까지 호감도가 오른 것은 그만큼 국민의 기업관이 많이 달라졌다는 의미도 될 것이다. 기업이 돈을 벌어 세금을 내고 일자리를 만드는 일이 우리 사회의 성장과 풍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국민들도 적극 동의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지만 기업의 현실 여건은 녹록지 않다. 계엄과 탄핵 정국을 거쳐 트럼프발 관세전쟁까지 겹치면서 국내외 불확실성은 더욱 고조되고, 기업 경영도 시계제로 상태에 빠졌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이날 발표한 6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94.7이다. 전달에 비해 개선된 수치이긴 하다. 최근 극단으로 치닫던 미중 무역갈등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시적 단기 반등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국내 기업의 경기전망은 지난 3년3개월간 연속 부정적인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미국과 중국이 최근 상호관세율 인하에 합의했지만 관세전쟁은 연일 새로운 국면의 연속이다.

최근엔 미국에 수입되는 스마트폰 전체에 관세를 물리겠다는 발표가 있었다. 미국 점유율 2위 삼성전자엔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중국의 파상공세에 확고했던 지위가 흔들리는 업종도 한둘이 아니다.

기업이 살아야 나라 재정도 지키고 국민의 일자리도 보장된다. 무엇보다 기업의 자체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 대한상의가 조사한 기업호감지수 가운데 생산성 향상·기술개발 지표는 지난해 63.9점에서 올해 63.5점으로 소폭 감소했다.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획기적인 혁신경영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기업 경쟁력 제고는 기업만의 노력으론 역부족이다. 정부가 원팀으로 나설 때 극대화될 수 있다. 이런 면에서 차기 정부의 어깨는 더 무거워져야 한다. 기업 성장을 위한 전폭적인 지원과 규제완화를 실행해야 한다. 대선 기간 후보들은 너나 없이 기업 살리기 공약을 내놓았다.
집권과 동시에 비상경제 플랜을 가동하겠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표를 위한 구호로 끝나선 절대 안 될 것이다. 기업 발목을 묶은 족쇄들을 과감히 풀고 기업의 기를 제대로 살려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