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30일 전국서 사전투표 진행
‘부실 빌미’ 잡힐 일 더는 없어야
제21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를 이틀 앞둔 27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에 사전투표소가 설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21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29일부터 이틀간 전국 투표소에서 진행된다. 일각의 부정선거 의혹 논란 속에 치러지는 사전투표인 만큼 공정·투명한 관리에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9~30일 전국 3569개 투표소에서 사전투표가 치러진다. 이틀 중 하루는 토요일이나 공휴일이었던 과거 사전투표와 달리 이번에는 모두 평일이다. 이런 이유가 사전투표율에 어떤 영향이 미칠지, 후보 간 득표율에도 파장이 있을지 정당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전투표는 갈수록 관심과 비중이 커지고 있다. 2017년 대선 때 26%였던 사전투표율은 2022년 대선에선 37%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전투표가 사실상 본투표와 다름없는 중요한 일정으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다. 앞서 지난 20~25일 118개국에서 치러진 재외투표는 20만명이 참여해 역대 최대 투표율(79.5%)을 보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관리 부실과 투명성 시비를 의식해 만반의 대책을 세웠다고 한다. 구·시·군 단위로 대략적으로 공개하던 투표자 수를 1시간 단위, 각 투표소별로 공개하기로 했다. 사전투표함을 촬영하는 CCTV 영상도 24시간 공개한다. 투·개표는 물론 회송용 봉투 우체국 접수와 투표함 이송 등 전 과정을 외부 공정선거참관단에 보여준다. 투·개표 사무원 등 26만여명을 모두 한국 국적자로 운영해 선거개입과 조작 의혹을 차단할 방침이다.
대선 주자들도 "사전투표를 하겠다"며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미루다가 사전투표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했고,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감시·감독을 철저히 할 테니 걱정 말라"며 소중한 한 표를 호소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젊은 세대가 미래를 위한 투표를 사전투표에서 보여달라"고 했다.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 관리가 선관위의 존재 이유다. 선관위는 그동안 기본적인 책무를 충실히 하지 못해 불신과 투명성 시비를 자초한 측면이 있다. 지난 대선에선 '소쿠리 투표함' 사태와 같은 투표용지·투표함 관리 부실이 있었다. 총선 땐 사전투표소 내 몰래카메라 뒷북 조치 등 허술한 관리·감독과 기강 해이로 국민적 공분을 샀다. 이로 인해 부정선거 음모론이 더욱 부풀려졌고, 급기야 비상계엄의 빌미까지 됐다.
선관위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사전투표 전체 과정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관리해야 할 것이다. '부정' '조작'이라는 음모론이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도록 관리 전반에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한다. 전국 투표소의 현장 여건은 같을 수가 없다.
유권자 신원 확인과 날인, 투표지와 투표함 관리 등에 관한 법 규정을 투·개표 사무·관리관 등에게 확실히 숙지시키고 일체의 절차적 실수가 없도록 해야 한다. 괜한 잡음과 갈등·분열을 초래할 빌미가 될 사건이 없도록 점검하고 또 점검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선관위도 추락한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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