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주도로 드론·전기차 키워
제조 대국에서 '강국' 전환 성공
다음 10년 이끌 새 비전 준비
반도체 등 첨단기술 육성 나설듯
미국의 반도체 수출 제재로 인공지능(AI) 개발 및 구동에 어려움을 겪을 줄 알았던 중국 정보기술(IT) 대기업(빅테크)들이 변화에 적응하면서 AI 개발을 이어간다는 주장이 나왔다. 빅테크들은 물리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부분을 개선하고, 미국산을 대체할 중국산 반도체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은 또 2차 제조업 부흥에 나서기로 했다.
27일 미국 매체들은 중국이 2015~2025년 시행한 제조업 부흥 계획인 '중국제조 2025(메이드 인 차이나 2025)'의 후속 계획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새 계획에서 앞으로 10년 동안 반도체 제조 장비를 포함한 첨단 기술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다.
중국은 2015년 5월 10대 주요 산업의 핵심 기술을 개발하는 '중국 제조 2025' 계획을 발표했었다. 이를 통해 중국을 '제조업 대국'에서 '제조업 강국'으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였다. 10대 주요 산업에는 차세대 IT, 항공 우주장비, 철도와 전력설비, 농업기계 장비, 신소재, 바이오 의약 및 고성능 의료 기기 등이 포함됐다. 지난 10년간 드론과 전기차 및 배터리, 태양광 패널 등 일부 산업에서는 중국 기업이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앞으로 반도체 장비와 칩 등 AI에 필수적인 기술 등 첨단 분야에서 세계 강국이 되는 목표를 추진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이미 반도체와 관련해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26일(현지시간) 텐센트와 바이두를 비롯한 중국 빅테크들의 AI 개발 전략을 집중 조명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의 가우라브 굽타 반도체 분석가는 중국 기업들이 제재 이전에 반도체를 비축했으며, 중국 반도체 기술이 비록 미국에 못 미치지만 최근 기술적 진전이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2016년부터 자체적인 AI 모델 '훈위안'을 개발하고 있는 텐센트의 류츠핑 회장은 지난 14일 열린 1·4분기 실적 발표에서 AI 개발을 위한 반도체 재고가 "상당히 견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기업들이 AI 개발을 위해 더 많은 반도체를 지향하는 것과 달리 텐센트는 더 적은 숫자로 AI를 개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류츠핑은 텐센트가 소프트웨어 최적화, AI 모델 소형화, 중국에서 만든 맞춤형 반도체 활용 등으로 AI 개발을 이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조 바이든 정부는 지난 2022년 엔비디아를 비롯한 미국 기업이 중국에 고성능 AI 관련 반도체 수출을 하지 못하게 막았다. 이에 엔비디아는 중국 전용 저사양 반도체(H20)를 따로 만들어 수출했다. 올해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부터 이러한 중국형 반도체 수출도 규제하기로 했다.
AI 모델 '어니' 시리즈를 개발하는 바이두도 지난 21일 1·4분기 실적 발표에서 반도체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바이두의 도우 쉔 AI 클라우드 사업부 사장은 바이두가 고객에게 AI 구동을 위한 물리적인 데이터센터, AI 교육, 검색, 클라우드 컴퓨팅 등 AI 관련 서비스를 한번에 제공하는 '풀스택(full-stack)' 체제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산 반도체와 소프트웨어의 조합은 중국 AI 생태계 혁신에 강력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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