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민, 관세 정책에 대한 반감으로 미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급격히 줄어 미 경제에 상당한 충격을 줄 것이란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7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 오헤어공항에서 사람들이 탑승을 기다리고 있다. AFP 연합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 미 경제에 생각보다 ‘엄청난’ 충격을 줄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올해 여행 관련 미 수입이 적게는 85억달러, 많게는 210억달러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CNBC는 28일(현지시간) 리서치업체부터 관광협회에 이르기까지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해 최대 210억달러 감소
리서치 업체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올해에만 외국인 관광객 지출이 지난해보다 약 5% 줄어 감축 규모가 85억달러(약 1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이민 정책이 지속되면 이후 감소 폭은 더 커질 수도 있다.
옥스퍼드 관광경제학 부문 책임자 애런 라이언은 지난주 공개한 분석 보고서에서 올해 미국을 찾는 외국인 수가 약 9% 감소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비관했다.
이런 외국인 방문객 감소 충격은 특히 외국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산업들에 심각할 것으로 예상됐다.
세계 여행 관광 위원회(WTTC)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미 방문객 감소와 이에따른 이들의 지출 감소로 인해 미 경제가 125억달러(약 17조원)라는 ‘충격적인’ 손실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WTTC는 이 관광수입 감소 충격은 “미 경제 전반에 직접 충격을 주고, 미 동부연안에서 서부연안에 이르기까지 각 공동체, 일자리, 기업들에 충격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여행협회(USTA)는 가장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USTA는 현 추세가 지속될 경우 미 경제의 관광 관련 수입이 210억달러(약 28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비관했다.
심리 역풍
옥스퍼드의 라이언은 트럼프 행정부의 ‘태도와 정책’이 국경 보안 강화, 오랜 교역상대국들에 대한 관세가 부른 ‘심리 역풍’과 결합돼 미국을 방문했을지도 모를 이들의 발 길을 돌리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4월 현재 5~7월 사이 미 항공권 예매가 전년동기비 11% 감소했다면서 향후 전망도 비관적이라고 말했다. 라이언은 미국을 찾으려던 관광객들이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유럽과 캐나다에서 역풍이 심하다.
라이언에 따르면 이들의 미 항공권 예약 감소율은 캐나다가 33%, 유럽은 10%가 넘는다.
캐나다는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하겠다고 협박하면서 미국에 대한 반감이 폭증했다.
라이언은 “관광객들은 다양한 선택을 한다”면서 “어디로 언제 여행할지, 언제 예약할지, 얼마나 오래 머물지를 결정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더 중요한 것은 미국에 대한 이들의 인식”이라면서 인식이 나빠지면 이는 미국에 상당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강달러, 세계 경제 둔화
전문가들은 강달러, 또 트럼프가 시작한 관세전쟁에 따른 세계 경제성장 둔화 역시 미 관광산업에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했다.
미 달러화는 최근 주요 통화에 대해 가치가 일부 하락하기는 했지만 이전 수준에 비하면 여전히 고공행진을 멈추지 않고 있다.
미국을 찾는 외국인들의 입장에서는 비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세계 경제성장 둔화 충격도 무시할 수 없다.
트럼프가 관세전쟁, 무역전쟁을 일으키면서 세계 경제가 둔화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트럼프는 1주일 뒤 90일 유예를 선언했지만 지난달 2일 대대적인 상호관세를 발표했고, 유럽연합(EU)에는 협상을 압박하면서 50% 관세를 예고했다. EU와 협상이 여의치 않으면 오는 7월 9일부터 50% 관세를 매기겠다고 그는 밝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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