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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저성장 쇼크에 31개월 만에 기준금리 2.5% ‘뚝’[상보]

기준금리 연 2.75%에서 2.50%로 0.25%p 인하
내수 부진에 美관세에 수출 둔화까지 ‘이중고’
올해 연간성장률 전망치 0.8%로 석 달 만에 반토막
올해 물가상승률은 1.9% 전망...기존 전망치 유지

‘0.8%’ 저성장 쇼크에 31개월 만에 기준금리 2.5% ‘뚝’[상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75%에서 2.50%로 0.25%p 내렸다. 건설경기 등 내수 부진 장기화에 미국 상호관세 충격에 수출 둔화 우려까지 겹치며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0.8%까지 떨어지자 경기 부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25bp(1bp=0.01%p) 인하했다. 이에 기준금리는 2022년 10월 11일(2.50%) 이후 2년 7개월여 만에 2.5%까지 떨어졌다.

이날 기준금리 인하는 시장의 전망에 부합하는 결과다. 파이낸셜뉴스가 채권시장 전문가 11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본지 2025년 2월 26일자 보도 참고> 1인을 제외한 전문가 10인이 전원이 한은이 5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p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달 금통위의 금리 인하 기조를 멈춘 외환시장 변동성 우려가 최근 잠잠해진 결과다. 달러 자산 신뢰가 약화하며 달러인덱스가 100 아래에서 맴도는 가운데, 미국이 우리나라에 원화 절상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면서 원화는 강세 압력을 받고 있다. 이날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평균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1444.31원에서 이달(1일~28일) 1395.22원까지 내렸다.

한은의 올해 경제성장률 수정 전망치는 0.8%로 제시됐다. 지난 2월 전망치(1.5%)보다 0.7%p 낮아진 것으로 지난 2020년 8월 1.1%p 조정 이후 최대폭 하향조정이다. 앞서 전문가 11명 중 6명이 0%대 진입을 예측한 것을 고려할 때, 한은의 전망치는 시장 예측과 부합한 것으로 8개 해외 주요 투자은행(IB)이 지난달 말에 제시한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 평균과도 일치한다.

이는 건설 경기를 등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미국 상호관세 충격에 따른 수출 부진 등 대내외 악재가 작용한 영향이다.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를 0.9%로 예측한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미, 미중 관세협상 결과가 당초 발표안보다는 긍정적으로 나오겠지만 애초에 관세정책 자체가 성장을 짓누르는 요인”이라고 했다. 0.8%를 전망한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1·4분기 성장률 마이너스에 미국 관세부과로 인한 2·4분기 수출 위축까지 경기하방 리스크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전망치와 같은 1.9%를 기록하며 시장의 예측과 대체로 일치했다. 일각에서는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망치를 상회하면서 물가상승률이 상향 조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으나, 국내 소비 부진이나 국제 유가 하락 등 하방 요인이 상승 압력을 상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번 금통위 기자회견의 관전 포인트는 통상 환경 변화에 대한 한국은행의 해석이 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나타난 트럼프 행정부 상호관세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이창용 한은 총재의 견해에 따라 추가 금리 인하 횟수가 늘어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아울러 0%대 성장률 전망이 나온 만큼 대선 이후 2차 추가경정예산 등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할 지도 관심이 주목된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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