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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릿한 초음파 이미지, 렌즈 붙여 선명하게 본다

흐릿한 초음파 이미지, 렌즈 붙여 선명하게 본다
탈부착형 구면 음향렌즈. KRISS 제공


[파이낸셜뉴스] 흐릿한 초음파 이미지를 선명하게 볼 수 있도록 초음파 검사 장비의 초점거리 손쉽게 조절하는 ‘탈부착형’ 음향렌즈가 개발됐다. 초음파 검사 장비의 해상도를 검사 목적에 맞게 최적화할 수 있어 의료 진단과 산업 안전 검사의 정확도를 한층 높일 전망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초음파 검사 장비의 초점거리를 손쉽게 조절할 수 있는 ‘탈부착형 음향렌즈’를 새롭게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초음파 이미징 기술은 물체 또는 인체에 초음파를 투과하고 반사되는 신호를 수집해 내부 구조를 이미지로 형상화하는 기술이다. 이 중 하나인 C-스캔(C-scan)은 다른 방식보다 높은 해상도의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어, 암 조직 검사 등을 위한 의료 진단 장비와 항공기·지하 배관의 결함을 물리적 손상 없이 평가하는 비파괴검사 장비에 널리 활용된다.

고해상도의 초음파 이미지를 생성하기 위해서는 투과·반사되는 초음파의 강도를 높이고, 초점거리를 정확히 맞춰야 한다. 이를 위해 C-스캔 방식의 초음파 검사 장비에는 집속 초음파 변환기를 사용한다. 이 장치는 넓게 퍼지는 초음파 에너지를 검사 대상에 정확히 집중시켜 이미지 품질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KRISS 음향진동초음파측정그룹은 ‘탈부착형 음향렌즈 설계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이 제작한 음향렌즈를 고정 초점을 가진 집속 초음파 변환기에 부착하면 별도 장비 교체 없이 검사 대상에 맞춰 초점거리를 더 가깝거나 더 멀게 조정할 수 있다. 기존 장비에서 조정하기 힘들었던 초점거리도 맞춤형으로 제작할 수 있어 검사 대상에 최적화된 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다.

특히 연구진이 개발한 음향렌즈는 비구면으로 설계돼 구면렌즈에 비해 더 선명한 초점과 해상도를 제공한다. 또 연구진은 접이식 방식도 함께 고안해 음향렌즈의 크기를 부착 면적에 맞게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연구진이 설계한 음향렌즈를 상대적으로 해상도가 낮은 평면형 초음파 변환기에 부착하면 집속 초음파 변환기와 동일한 성능을 낼 수 있다. 연구진은 표면이 오목한 집속 초음파 변환기용 음향렌즈와 더불어 평면 형태의 음향렌즈 설계 기술도 함께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한 음향렌즈를 C-스캔 초음파 검사 장비에 부착해 인체를 모사한 팬텀(Phantom)을 분석한 결과, 25 마이크로미터(μm, 100만분의 1 m) 크기의 미세 구조를 이미징 분석하는 데 성공했다. 동일한 초점거리에서 음향렌즈를 부착하지 않은 장비보다 약 1.5배 높은 해상도다.

이번 연구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 연구개발 사업의 지원을 받았으며 측정 과학 분야 학술지인 Measurement Science and Technology(IF: 2.4)에 1월 게재됐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