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경주시 쪽샘지구 K91호 돌방무덤 무덤 방 모습.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는 동국대 와이즈캠퍼스 고고미술사학과와 함께 경상북도 경주시 쪽샘지구의 K91호 무덤을 조사한 결과, 5차례에 걸쳐 시신을 안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29일 밝혔다.
돌방무덤은 판돌이나 깬돌을 이용해 방을 만들고 출입 시설을 갖춘 무덤을 뜻한다. 신라시대인 6세기 중·후엽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K91호 무덤은 쪽샘지구에 있는 무덤 1300여 기 중 처음으로 확인된 돌방무덤이다.
대릉원 일원 전체를 보더라도 돌방무덤은 7기에 불과해 연구 가치가 크다. 연구소는 2023년부터 무덤 조사에 나서 무덤 방, 무덤 입구에서부터 시신을 두는 방까지 이르는 널길 등을 조사했으며 최근에는 시신 받침(屍床)을 중점적으로 확인했다.
그 결과, 무덤 방 안에서 시신과 부장품을 안치한 공간 5곳이 확인됐다. 무덤 방은 깬돌을 사용해 벽을 쌓아 만들었으며 길이가 2.9m, 폭은 2.3m 크기였다.
방의 가장 안쪽인 북쪽 벽 부근에는 폭 76㎝, 높이 15㎝의 받침을 만들었는데, 그 위에 금귀걸이 한 쌍을 착용한 시신을 가장 먼저 안치한 것으로 추정된다.
주변에서는 긴 철판의 양 가장자리를 삐쳐내 가시가 돋친 것처럼 만든 미늘쇠, 철제 낫 등이 출토됐다. 시신 받침을 제외한 무덤 방바닥에는 자갈돌이 깔려 있었다.
이후 K91호 무덤에서는 추가로 시신이 안치된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시신 받침보다 높은 31㎝ 높이에 폭 78㎝, 폭 79㎝의 받침을 각각 만들어 시신과 부장품을 안치하고, 공간이 좁아지자 널길을 확장한 흔적이 확인됐다.
금동제 허리띠 장식, 철제 손칼, 쇠도끼 등의 부장품도 출토됐는데 여러 차례 매장이 이뤄지면서 발견 당시 흐트러진 모습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소는 마지막인 5차 매장은 이전과 달리 남북 방향으로 긴 부장 공간을 만들어 시신을 안치하고 굽다리접시 등 토기류를 부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연구소는 돌방무덤의 형태와 구조에 주목하고 있다. 무덤 방 남쪽 벽을 기준으로 오른쪽으로 치우쳐 있는 널길은 바닥 면이 안에서 밖으로 갈수록 높아지고 바닥 전면에는 자갈돌이 깔려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연구소는 이번 조사에서 덧널무덤 형태의 J230호 무덤도 함께 들여다봤다.
덧널무덤은 과거 목곽묘(木槨墓)로 불렸던 형태로, 나무로 곽을 짜고 그 안에 시신과 부장품을 넣은 무덤을 뜻한다. 조사 결과 무덤은 구덩이를 파고 길이 3.4m, 폭 0.8m의 나무 곽을 짜서 넣은 뒤 구덩이와 나무 곽 사이에 돌을 채워 만든 것으로 파악됐다.
내부에서는 시신과 함께 철제 창, 큰 항아리, 컵 모양 토기 등이 출토됐다. 유물 종류, 형태 등을 볼 때 4세기 후반 만든 무덤으로 추정된다.
연구소는 오는 30일 오후 3시 발굴 현장에서 그간의 성과와 주요 유물을 공개할 예정이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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