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자료사진. 뉴시스
【하노이(베트남)=김준석 기자】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 합격보다 베트남 공관에 오는 게 더 어려워요."
과거 외교부 내 '워싱턴 스쿨', '재팬 스쿨', '차이나 스쿨'이 인기였던 것처럼 최근 '베트남 스쿨'의 등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주 베트남 대사는 외교부 차관보급 이상의 외교관을 기용하는 것이 상례로 굳어지며 외교부 내 중량감 있는 인사들이 부임하면서 외교부 내 위상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전 주 베트남 대사를 지내고 외교부 차관과 중소기업벤처부장관에 임명된 오영주 장관이 대표적인 사례다.
29일 외교가에 따르면 베트남 공관의 인기가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해 2월 부임자의 경우 경쟁률이 50대 1을 넘겼으며, 앞선 회차에서는 70대 1을 넘기는 등 인기몰이 중이다. 이와 더불어 공관 인력도 매년 증가세를 보이며 외교부 내 인기 공관으로 떠올랐다. 외교관 A씨는 "베트남은 한국의 소프트파워 강세 지역으로 한국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강하다"면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CSP)를 맺으면서 양국간 경제 협력이 두터워지며 큰 성과를 낼 수 있는 부임지로 인식되며 지원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현지와의 소통에서도 베트남이 강점을 지닌 것으로 전해진다. 외교관 B씨는 "다른 국가 공관의 경우 정부 인사를 만나려면 하세월이 걸린다"면서 "베트남의 경우 급한 사안의 경우 당일에도 약속을 잡고 만나는 등 한국 기업과 한국 정부를 우선시한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자녀 교육을 비롯해 동남아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치안, 한국과의 가까운 거리 등이 장점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외교관 C씨는 "외국인직접투자(FDI)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베트남은 국내 기업은 물론 해외 기업 주재원들도 많다"면서 "그에 걸맞게 다양한 국제학교가 있어 해외 공관 생활에서 큰 고민거리 중 하나인 자녀 교육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고 짚었다.
한편, 업무 강도에 있어서는 그 어느 공관보다도 높다는 지적도 있었다.
외교관 D씨는 "매달 한국 정부와 국회, 지자체 관계자들이 베트남을 찾아 보고 내용과 의전 등 업무 강도가 높다"면서 "또, 원자력 발전·북남고속철도 등 한국기업의 사활이 달린 굵직한 협력 사업들이 많아 책임감을 갖고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부터 윤석열 전 대통령까지 모든 대통령이 베트남을 방문한 가운데, 3일 당선될 대통령 또한 빠른 시일 내에 베트남을 찾을 것으로 현지에서는 예측하고 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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