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R 강화 전 막차 수요 몰려
비대면 신청 150건 제한된 탓
영업 개시와 동시에 모두 소진
국민은행 스타뱅킹 앱 화면 갈무리
오는 7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시행을 앞두고 금융소비자들 사이에 '광클' 경쟁이 붙고 있다. 대출한도가 줄어들기 전 막차를 타야 하는데 주요 은행들이 하루 대출 건수에 제한을 두고 있어서다.
직장인 A씨는 새벽 0시10분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위해 사흘째 은행앱을 켜놓은 채 기다리고 있다. 대출 한도와 금리를 고려했을 때 A씨가 대출을 원하는 KB국민은행의 1일 대출 건수 초기화가 이뤄지는 시간이다. A씨는 "다른 은행에서도 주담대를 받기가 쉽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라며 "카페에서 정보를 주고 받으면서 대출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29일 오전 국민은행 '스타뱅킹'에서 주담대 대출을 신청해 보니 '오늘 스타뱅킹에서 신청 가능한 대출 건수가 모두 소진되어 신청이 불가하다. 내일 다시 방문을 부탁드린다. 가까운 영업점에서 대출 신청이 가능하다'는 안내가 나왔다.
■0.1%p라도 낮은 금리에 '오픈런'
국민은행은 비대면 주담대 신청 건수를 하루 150건으로 제한하고 있다. A씨가 대출받으려는 상품의 금리는 주요 시중은행 대비 0.2~0.7%p 낮다. 소득과 자산 등 자격이 알맞은 금융소비자들 사이에 '유리한 조건'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매일 밤 클릭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연 3%대 주담대 상품에 대한 인기가 치솟으면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에서 대출을 받으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B씨는 "금리는 인터넷은행이 조금은 더 조건이 좋은 편"이라며 "곧 잔금을 치러야 하는 만큼 매일 5시50분에 일어나 6시에 맞춰 카뱅 대출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주담대 금리는 3.84~3.98%로 주요 시중은행보다 소폭 낮다. 두 은행 모두 1일 대출 건수가 영업 개시와 동시에 소진되는 만큼 클릭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총량 규제 등의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보니 오픈런 현상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가파른 가계대출 상승세"
스트레스 DSR 시행 전 막차 수요가 몰리면서 은행의 가계대출 규모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27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47조2423억원으로 전월 말(743조848억원) 대비 4조1575억원 증가했다. 속도를 고려하면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달(4조5337억원) 증가 폭을 뛰어넘어 2024년 8월(9조6259억원)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특히 주담대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이달 주담대 잔액은 지난달보다 3조1935억원이 확대됐다. 토지거래허가제 일시 해제 영향 등으로 폭증했던 4월의 증가 폭(3조7495억원)을 웃돌 가능성이 있다.
미국발 관세전쟁으로 글로벌 증시가 출렁이며 신용대출도 급증하는 추세다. 신용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9629억원이 늘어 이미 4월 증가액(8868억원)을 넘어섰다. 이달 신용대출 증가 규모가 1조원을 웃돌면 2021년 이후 4년여 만이 된다.
이미 금리 인하기에 진입하며 은행권 대출금리는 점차 내려가고 있다. 이날 기준금리가 내리면서 대출 수요는 더욱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4월 신규취급 주담대 평균금리는 4.05%로 집계됐다. 전월 평균 4.304%에서 0.254%p 하락했다.
주담대 금리가 3%대에 진입한 은행도 나왔다. 우리은행은 4.23%에서 3.95%로 0.28%p 떨어져 평균 3%대를 기록했다. 국민은행도 4.16%에서 3.98%로 0.18%p 내리며 3%대에 들어섰다.
mj@fnnews.com 박문수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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