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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전쟁, 결국 공급망 확전… 美 "中에 핵심기술 수출금지"

'희토류 제재' 증국에 보복
AI·반도체·항공기 엔진 등
기간산업의 필수기술 차단

미국이 항공기 엔진, 반도체 및 관련 기술, 특정 화학물질 등 핵심 산업 기술의 대중국 금수 조치를 내렸다.

관세 전쟁에 이어 기간 산업의 주요 핵심기술 차단 조치로 '기술 공급망 분리'를 확대하면서, '기술 디커플링 전쟁'에 한 발 더 들여놓은 것이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기간 산업에 필수적인 기술 차단이라는 대응 카드를 꺼내든 셈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8일(현지시간) 미 상무부가 중국상용항공기공사(COMAC·코맥)에 대한 미국 기업들의 일부 핵심 부품과 기술 수출을 중단시켰다면서 이 같은 조치를 보도했다.

■중국 기업과 거래 중단 명령

파이낸셜타임스(FT)도 미 상무부가 이날 반도체 설계에 사용되는 소프트웨어(SW) 공급 기업들에게 중국 기업과의 거래를 중단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전했다. 대상은 주요 '반도체 설계 자동화(EDA)' 소프트웨어 업체들인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즈(CDS), 시놉시스, 독일 지멘스 EDA 등이다. 이들 3개사는 중국 EDA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다.

EDA 소프트웨어는 차세대 반도체 설계·검증에는 필수적인 기술로 이 같은 조치는 중국의 첨단 반도체 개발 속도를 저지하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 FT도 "지정학적 경쟁자인 중국의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보다 강경한 시도"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첨단 반도체 생산 장비와 소프트웨어 등 핵심 기술에 대한 대중 수출 통제를 점차 강화해 왔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도 2022년 최신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의 중국 수출에 제한을 가했으며, 미국 기업들은 수출 통제 규정 내의 제품을 중국에 판매해왔다.

■항공기 제어 핵심 부품도 금수 조치

COMAC은 2022년 보잉737과 비슷한 크기의 C919를 완성했지만, 엔진을 비롯해 전력 공급 시스템 등 항공기 제어에 필요한 핵심 부품들은 미국과 유럽에 의존하고 있다. 기존의 디젤 자동차와 로봇 등에 필요한 제어기술 및 주요 부품들도 공급 유예 품목에 넣어 의존도가 높은 중국 기업들에 타격을 줄 수 있도록 했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이 진행중인 대중국 전략물자 수출에 대한 광범위한 검토속에서 나왔다. 앞으로 더 많은 분야와 품목에 대한 수출 제한 등 공급망 분리 조치가 추가로 나올 것임을 의미한다.
상무부 BIS는 군사적 가치나 기타 전략적 중요성을 지닌 제품에 대한 수출 허가 심사와 면허 부여를 담당한다. NYT는 "미 정부의 이런 새로운 제한 조치는 미중 두 경제 대국을 공급망 전쟁으로 몰아넣고 있다"면서 "워싱턴과 베이징은 심화되는 무역 갈등에서 서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필수 경제 요소에 대한 영향력을 과시하려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중국과의 첨단 기술 공유 제한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고, 중국 빅테크(거대기술기업)에 대한 미국 투자 제한도 확대하고 있다.

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