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자산매각, 철수설 또 터져
현대차 노조 이익 30% 성과급 요구
한국GM 창원공장의 트랙스 크로스오버 생산라인. /사진=뉴시스
한국GM의 철수설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한국GM이 지난 28일 직영 서비스센터와 일부 생산시설을 매각한다는 계획을 전 임직원에 공지한 게 발단이 됐다. 모그룹인 GM이 미국 엔진공장 신규 투자 계획을 밝힌 가운데 나온 한국GM의 자산 매각 결정 소식이라 의구심이 들 만하다.
만약 한국GM이 철수하면 우리 자동차 산업은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국GM의 주거래 업체들은 매출이 떨어져 도산 위기에 몰릴 수 있고, 도산하지 않더라도 감원의 후폭풍이 불가피할 것이다. 다만 한국GM 측은 철수설은 결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경영 상황도 나쁘지는 않다. 작년 연결 기준 매출액 14조3771억원에 2조207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그러나 한국GM 앞에는 큰 문제가 놓여 있다. 바로 미국의 관세정책이다. 내수보다는 수출 물량이 많고 수출에서도 미국에 84.9%를 파는 한국GM은 미국 행정부의 고율 관세 기조가 이어지면 직격탄을 맞게 된다.
사정이 이런데도 노조는 과도한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 28일부터 시작된 임단협에서 한국GM 노조는 월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 작년 당기순이익 15%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앞으로 닥칠 매출 감소를 감안하면 무리한 요구가 아닐 수 없다.
상대적으로 사정이 좋다지만, 현대차 노조의 요구는 더 많다. 기본급은 한국GM과 입을 맞춘 듯이 14만1300원 인상으로 같지만,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최장 64세로 정년연장 등을 단협안에 올렸다.
현대차는 지금까지는 높은 품질을 앞세워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한국GM과 마찬가지로 미국 관세장벽의 직접적 영향을 받을 것이다. 2·4분기부터는 실적이 떨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게다가 전기차 판매가 주춤한 것도 문제다. 간판 모델 아이오닉5를 생산하는 울산공장 1공장 2라인 가동이 중단돼 있다. 이 라인이 일시 휴업한 것은 올 들어서만 세 번째다. 아이오닉5의 지난달 글로벌 판매는 18% 줄었다고 한다.
이런 판국에 중국 전기차 기업은 저가를 무기로 한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어 국내 자동차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미국의 관세는 글로벌 기업들에 같은 조건이지만 앞으로 자동차 산업이 큰 변혁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전기차 수요가 언제 되살아날지 모르는 불확실한 현실 속에 중국의 급부상도 자동차 기업들을 어려움에 빠뜨리고 있는 것이다.
노조의 무리한 임금인상 요구나 노동시장 경직성은 자동차 공장의 한국 탈출을 재촉할 것이다. 한국GM은 미국 관세정책 여하에 따라 여차하면 철수하려 할 것이고, 현대차는 우리보다 오히려 생산원가가 적게 드는 미국의 공장 증설과 증산을 추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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