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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조 프로젝트 외국기업에 못 맡긴다"...호아팟 그룹, 베트남 북남고속철 수주 출사표

빈그룹, 탄콩그룹 이어 호아팟, FPT, CMC 등 베트남 유명 대기업 출사표
팜민찐 총리 "투자자는 시공 경험 있어야 할 필요 없다" 밝혀

"100조 프로젝트 외국기업에 못 맡긴다"...호아팟 그룹, 베트남 북남고속철 수주 출사표
팜 민 찐 총리는 지난달 31일 베트남 민간 기업과의 좌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베트남 관보 갈무리
【하노이(베트남)=부 튀 띠엔 통신원·김준석 기자】빈그룹과 탄콩그룹에 이어 베트남 민간기업들이 연이어 베트남 건국 이래 최대 인프라 프로젝트 중 하나인 북남 고속철도 사업에 참여 의지를 밝혔다. 일각에서는 고속철도라는 국가적 인프라를 외국기업에게 전적으로 맡길 수 없다는 위기감이 팽배해지면서 조만간 베트남 대형 민간기업 연합이 구성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팜 민 찐 총리는 베트남 민간경제 발전과 관련해 현지 주요 민간기업들과 좌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호아팟, FPT, CMC 등 베트남을 대표하는 대기업들은 북남고속철도 사업에 대한 강한 관심과 참여 의지를 밝혔다.

응우옌 쭝 찐 CMC그룹 회장은 "호아팟, 빈그룹, 타코와 같은 국내 대기업뿐만 아니라 CMC와 같은 기술기업들도 이러한 대형 인프라 사업에 충분히 참여할 역량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해외 건설사에 의존하고 있는 대형 프로젝트들을 국내 기업 간의 협력을 통해 자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호아팟 그룹의 쩐 딘 롱 회장 역시 "사업을 신속히 추진하려면 외국 업체에 맡기면 되지만 국내 철도 산업을 보호하려면 반드시 국내 생산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모든 공공투자 사업에서 국산 자재 비율을 최소 70% 이상 확보해야 하며, 이는 필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베트남 1위 정보기술(IT)기업인 FPT의 쯔엉 자 빈 회장 겸 민간경제발전연구위원장은 그룹의 2025~2030년 전략계획 수립을 제안하며 북남 고속철도 사업을 포함시켰다.

기업들의 제안에 대해 팜 민 찐 총리는 "정부는 투자자와 시공업체의 기준과 조건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면서 "투자자는 자금이 있다면 어떤 분야든 수익성과 효율성이 확보되는 경우 투자가 가능하며, 반드시 시공 경험이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베트남 북남고속철도사업은 베트남 정부가 전략적으로 추진하는 국가 핵심 인프라 사업으로, 총 연장 1541km, 설계속도 시속 350km로 운행하며 총 23개 여객역과 5개 화물역을 지난다. 이 사업은 공공투자 방식으로 추진되며 총사업비는 약 670억달러(약 92조3796억원)로 추정되고 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 부 튀 띠엔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