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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대선에서 우파 승리, 좌파 내각과 '불편한 동거'

폴란드 대선에서 우파 성향의 카롤 나브로츠키 승리
EU보다 美 트럼프 정부와 가까워, 난민 정책 반대
좌파 내각과 또 다시 '불편한 동거' 불가피

폴란드 대선에서 우파 승리, 좌파 내각과 '불편한 동거'
1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대통령 결선 투표에 출마한 무소속 카롤 나브로츠키 후보가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총리와 대통령이 권력을 나눠 갖는 폴란드에서 대선 결과 반(反)유럽연합(EU), 친(親)미국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당선됐다. 친EU 성향의 총리 및 여당 진영에서는 이전 정권과 마찬가지로 반대 성향의 대통령과 불편한 동거를 하게 됐다.

영국 BBC에 따르면 폴란드 선거관리위원회는 2일(현지시간) 발표에서 전날 진행된 대통령 결선 투표 집계 결과 42세의 무소속 후보 카롤 나브로츠키가 50.89%의 득표율로 당선됐다고 밝혔다. 나브로츠키는 무소속이지만 민족주의 우파 성향 야당인 법과정의당(PiS)의 지지를 받았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역시 지난 2015년에 PiS 소속으로 당선되었으며 2020년 재선 성공 이후 오는 8월 연임 제한으로 퇴임한다. 나브로츠키에 맞서 시민플랫폼(PO) 후보로 출마한 53세 라파우 트샤스코프스키는 49.11%의 득표율로 패배했다.

폴란드는 이원집정부제를 채택해 총리가 행정 수반으로 경제 정책 등 실권을 행사한다. 다만 대통령도 국가 원수로서 국방 및 외교를 담당하고 있으며, 군 통수권과 법안 거부권, 사면권 등을 가지고 있다. 지난 2023년 취임한 도날트 투스크 총리는 PO 대표로 친유럽 성향의 좌파적 정책을 지지한다. 그는 사법 및 언론 개혁 등을 추진했으나 우파 진영의 두다와 부딪쳤다.

역사학자 출신인 나브로츠키는 폴란드 헌법이 EU 법에 우선한다며 유럽 난민 협정 탈퇴를 주장했다. 또한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협력해 안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미국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장관은 폴란드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행사에서 나브로츠키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유럽 매체들은 이번 선거가 서방 자유주의와 동유럽 민족주의의 대결이라고 평가했다. 프랑스 AFP통신은 이번 투표 결과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유럽 국가의 양극화를 명확히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